♡피나얀™♡【건강】

지나치게 깔끔한 당신, 혹시 병?

피나얀 2007. 1. 18. 22:30

 

출처-2007년 1월 18일(목) 오후 2:12 [뉴시스]



얼마 전 MBC 무한도전에서 공개된 '먼지 하나 없는' 노홍철의 집을 보고 겉 모습과는 다르게 평소 청결과 깔끔을 유지한다는 노홍철의 새로운 모습에 '혹시 결벽증?' ,'사람 참 깨끗하다' 등 시청자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예전에는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이 음료수와 옷, 잡지 등 모든 물건이 짝수로 이뤄져야 하며 일렬로 세워져 있지 않으면 불안해 한다고 토로했던 적이 있어 "참, 유난이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누구에게나 사소한 강박증세는 있어

뭐든지 깔끔한 상태로 있어야 하고, 흐트러짐이 없이 반듯하게 정리가 돼 있어야 하는 이른바 결벽증은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사실, 사람들 누구에게나 있는 증상이다.

책상 서랍의 물품들이 가지런히 정리돼 있어야 하는 사람, 책꽂이 책은 종류별, 크기별, 한치의 어긋남 없이 일렬로 놓여져 있어야 하며, 속옷이나 양말 등도 완벽하게 개어져 있어야 하는 사람, 소지품에 먼지 하나 묻을라 치면 자꾸 떨어내는 사람 등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어렵지 않게 마주칠 수 있는 이런 사람들도 일종의 강박증적 증세를 지니고 있다.

정도의 차이에 따라 깨끗하고 완벽하다는 이미지를 심어 줄 수도 있으나 자칫 지나치면 유난 떤다느니 병 아니냐느니 눈초리를 받기 십상이다.

◇강박사고가 강박행동으로 이어져

용인정신병원 정신과 강대엽 교수에 따르면 결벽증은 강박 장애의 한 증상으로 분류되며, 질환으로 구분될 시에는 지니고 있는 증상으로 하여금 사회생활이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느냐 그렇지 않느냐로 기준 삼을 수 있다.

강 교수는 "일종의 불안장애인 강박증은 강박사고와 강박행동으로 나눌 수 있는데 자신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어떤 생각이 자꾸 머리 속에 떠오르게 되는 강박사고로 인해 불안감이 커진다"며 "이로인한 불안을 없애기 위해 이후 특정한 행동을 반복하는 강박행동이 나타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문고리를 잡은 후 ‘병균이 내 손에 묻었으니 나는 심한 병에 감염될 거야’라는 강박사고가 계속되면 이 사람은 손을 끊임없이 씻거나 문고리를 닦는 등 강박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모든 물건이 순서적, 일렬로 정리돼 있어야 하는 사람은 ‘모든 것은 순서대로 있어야 한다’는 강박사고로 인해, 끊임없이 물건 위치를 확인하고 정리하는 강박행동을 보이게 된다.

특히 취학 전이나 학령기 초기 아동의 경우 일시적으로 강박적인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이는 정상 발달 과정에서 보일 수 있는 현상인데 예를 들어 반드시 이불은 반듯하게 펴져 있어야 하는 ‘정확함(반듯함)’에 대한 집착, 다른 사람의 손이나 입이 닿은 음식은 절대로 먹지 않는 ‘깨끗함(청결)’에 대한 집착 등이이에 해당한다.

이때 부모는 아이의 집착을 억지로 꺾으려고 하지 않고 아이를 안심시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 부모는 “옷에 먼지가 묻어도 털면 괜찮고 아무일도 생기지 않는다” 등의 말을 해줌과 동시에 더러운 옷도 아무렇지 않게 입는 시범을 보여주는 것도 좋다.

그러나 만일 아이의 집착적인 행동이 다른 일상적인 활동에 많은 지장을 초래하거나 심리적인 불안이 동반돼 있을 경우 소아정신과 전문의와 상의해 볼것을 권한다.

◇본인이 지나침 알면서도 행동제어 안되면 '병'

단국대병원 정신과 백기청 교수는 "결벽증과 같은 강박증세에는 병의 진단 시 3단계 발달 현상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 교수에 따르면 결벽증과 같은 강박증세를 보이는 본인이 '지나치다'는 정도를 알고 있으며, 원치 않은데도 끝없이 그러한 강박관념에 사로 잡히고, 끝내 비합리적인지 알면서도 그 행동을 제어 할 수 없을 때 병적이다고 판단 할 수 있다.

이러한 불안하고 불쾌 하고 찜찜한 생각들이 결국 정리에 대한 집착, 청결에 대한 집착 등의 강박행동으로 이어진다.

즉, 환자 스스로도 이런 생각이 ‘쓸데 없는 걱정, 행동’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멈출 수 없다는 것.

물건이 반드시 짝수로 있거나 정리정돈돼 있어야 할 합리적 이유도, 문고리를 맨손으로 잡았다고 치명적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지만, 자신의 행동은 제어가 안되고 불안감만 커가는 것이다.

이렇게 사람에 따라 동시에 여러 형태의 강박행동을 보이거나, 시기에 따라 다른 강박행동, 사고를 보이기도 하는데 심한 강박증을 겪는 사람들 상당수는 직장 뿐 아니라 가족과의 생활에서도 주변 사람들과 갈등이 생기는 등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강박증은 뇌 신경회로에 이상

백교수에 따르면 결벽증과 같은 강박증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눈 바로 위쪽에 있는 뇌인 안와전두엽에서 기저핵(뇌의 깊은 부분)으로 이어지는 뇌 신경회로의 이상에 있다고 본다.

일반적으로 초등학교 입학 전후에 서서히 발병하지만 이 시기 증세가 뚜렷하기 않기 때문에 주변에서는 오히려 꼼꼼하고 정리정돈 잘 하는 학생으로 인정되는 수도 많다.

백 교수는 "초등생 이후 강박증은 중 고등학생 때 지나친 깔끔 증세나, 정리벽 같은 증상에 최고조를 달하게 되며 이때부터 증세는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게 된다"고 설명 했다.

별 문제가 없다가도 가족 일원의 사망, 이혼, 퇴직, 출산 등 스트레스적 상황이 발생하면 갑자기 강박증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강박증은 선천적 영향에 지배되지만 후천적인 요인에 의해 더욱 악화되거나 완화 될 수도 있다는 것.

◇강박증의 치료는 어떻게

강대엽 교수에 따르면 강박증을 보이는 사람에게 행동치료는 강박행동이 불안을 감소하는 유일한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강박사고를 보다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재조명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간단하게 말해 식탁에 오물이 묻어 있어 닦아야한다고 여기는 경우 가상 상황을 만들어 한시간 동안 몇 번이나 닦는지 관찰한다. 환자는 과민성을 제거하고 감약시키는 탈감작을 이용한 이 행동치료에 반응해 점점 그 횟수를 줄여가게 되며, 반응 또한 제대로 인지 해 강박증세에 사로잡히지 않게 한다는 것.

약물치료를 할 때는 대뇌의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재흡수되는 것을 막는 약제가 이용되지만 이 약물의 효과로 증상의 상당한 호전을 볼 수 있으나 약물을 중단하는 경우 재발의 위험성이 높으므로 장기적인 약물의 투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