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오마이뉴스 2007-01-22 18:49]
지난 20일 나는 가깝게 지내는 여자 둘과 함께 경상북도 청송 나들이를 했다. 굳이 청송으로 간 이유는 우리 일행 가운데 남편의 직장 관계로 그곳에서 8년 동안 살았던 콩이 엄마의 입김 때문이다.
상의매표소 바로 앞에 있는 대전사에 들어서자 보광전(경북유형문화재 제202호) 뒤로 위엄이 서려 있어 경이로운 느낌마저 들게 하는 기암(旗岩)이 우뚝 솟아 있었다. 주왕산(720m)은 산세가 웅장하고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많아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데, 그 가운데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는 게 바로 기암의 아름다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에 주왕을 없애 달라는 당나라 왕의 청을 받아들인 신라 왕이 마일성 장군을 보내 그 무리를 해치우게 했다. 결국 네 명의 아우와 합세한 마일성 장군의 화살에 맞아 주왕은 비참한 죽임을 당하게 되었고, 그 후 그 산의 이름을 주왕산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주왕의 넋을 달래 주기 위해서 지었다는 주왕암의 가학루를 지나 주왕굴을 향했다. 기다란 철계단을 따라 계속 가면 주왕이 최후를 맞이한 주왕굴에 이르게 되는데 생각보다 굴 안은 좁은 공간이었다.
우리는 주왕암에서 나와 주왕산 제1폭포를 향해 걸었다. 거대한 기암괴석들을 볼 수 있는 그 길은 매우 아름답다. 그리고 보는 방향에 따라 사람의 얼굴 같기도 하고 떡을 찌는 시루 같기도 한 시루봉, 청학과 백학의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 학소대 등을 지나게 된다.
나는 추운 한겨울에도 맑은 물이 끝없이 쏟아져 내리는 폭포의 하얀 풍경을 감상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경쾌하면서도 힘찬 소리로 흘러내리는 하얀 물줄기와 그 아래에 고인 옥빛 물웅덩이를 바라보면 누구든 제1폭포를 선녀폭포라고 부르는 이유를 곧 알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그 주위의 기암절벽이 풍기는, 숨 막히는 듯한 고요함 또한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었다.
우리는 예쁜 2단 폭포로 물줄기 따라 투명하게 얼어붙은 제2폭포를 들렀다가 웅장한 제3폭포에도 올라갔다. 나는 제3폭포의 빼어난 풍경에 마음을 빼앗긴 나머지 거기에 오래 머물러 있고만 싶었다.
주산지는 조선 숙종 때 착공하여 경종 때(1721년)에 완공된 농업용 저수지였다. 길이는 100m이고 너비가 50m로 마치 산중의 호수 같은 고요한 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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