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르페르 2007-02-09 09:46]
사천대교를 건너 서포면과 곤양 인터체인지 사거리를 지나 다솔사(多率寺)로 향하는 도로의 곤양면 서정리에는 '비봉내 팜스테이'가 있다. 상가와 식당이 있는, 시골치고는 조금 번화한 지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팜스테이가 있다는 것이 약간은 낯설게 느껴졌다. 농촌에서 지내며 시골생활을 경험하는 팜스테이를 떠올렸던 탓이었다.
비봉내 팜스테이로 들어서자 집 몇 채가 들어서 있고, 뒤로는 푸른 대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었다. 숯불이 활활 타오르는 난로 주변에는 주말을 맞아 부산에서 왔다는 자녀를 동반한 두 가족이 팜스테이 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숯불이 있는 곳 뒤로는 황토 흙으로 벽을 쌓고 출입구를 낸 숯가마가 있다.
팜스테이에서 가족들의 첫 번째 체험은 대나무 숲 속을 거닐며 죽림욕을 하는 것이다. 대나무 숲 속으로 난 길을 따라 돌아보는 코스로 강춘성(70) 할아버지가 해설을 맡고 있다. 천천히 비탈길을 걸어 오르자 하늘을 덮을 듯 자라난 대나무가 무성한 숲의 한가운데로 이어진다.
"옛날에 어떤 신사가 중절모를 벗어 작은 대나무 끝에 걸어놓고 볼일을 보고 났더니 모자가 없어졌어요. 자 어디로 갔을까요?" 해설사 할아버지의 돌발 퀴즈에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대나무가 그 사이에 자라나서 머리 위로 올라가 버린 거지요."
대나무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고, 대나무의 종류와 효능, 대나무 숲에서 함께 자라는 식물들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걷는 30여 분의 시간은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배움도 얻는 시간이었다.
죽림욕을 마치고 댓잎으로 만든 따스하고 향기로운 차를 마신 후, 전통놀이 체험장으로 이동했다. 대나무 하키와 굴렁쇠, 활, 도리깨, 시소, 그네 등 온통 대나무로 만든 전통놀이 도구들이 갖춰져 있다. 가족들은 굴렁쇠를 굴려보기도 하고, 과녁을 향해 화살을 날려보기도 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이제 부모들은 댓잎차를 만들고, 아이들은 촌장과 함께 따로 대나무 피리를 만들어보는 시간이다. 대나무 피리가 좀처럼 소리를 내지 않지만 아이들은 소리가 날 때까지 피리를 불어본다. 자신이 만든 정성을 다해 만든 피리는 기념품으로 주어졌다. 아이들의 얼굴에 미소가 한가득하다.
이밖에도 팜스테이에 참여하면 대나무 숲가마 체험을 할 수 있고, 다솔사를 해설과 함께 돌아보고, 별주부전의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 비토 섬에서 굴구이도 맛볼 수 있다.
겨울철에는 당일체험이 마련되고, 봄부터 가을까지는 1박 2일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또 무인도 탐험, 소라를 비롯해 게, 고동 잡기, 대나무 뗏목타기, 토마토 수확체험 등 좀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되는 당일체험은 점심을 포함해 2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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