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세계일보 2007-02-21 09:12]
입춘이 지나면서 겨우내 북한산(일명 삼각산)에 쌓인 눈도 서서히 녹아 내리고 있는 지난 주말 백운대를 찾았다. 북한산 주능선에서 가지를 치고 있는 사자능선, 상장능선, 의상능선, 원효능선 등 주요 능선 산행을 끝내고 다시 북한산 전체를 조망하기 위함이었다.
백운대는 8부 능선 격인 북한산성 위문에서 시작해도 20분가량 쇠줄 난간을 잡고 바위 비탈을 올라가야 하는 녹록지 않은 코스다. 서너 번째 오르는 길이건만, 아직도 정상부에 다가 갈수록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허리를 제대로 펴고 서 있기가 쉽지 않다. 날씨가 풀려 눈이 많이 녹아내리고는 있지만, 곳곳이 미끄러워 조심을 요한다.
수백명 가량이 앉을 수 있는 암반 정상부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사방을 둘러보니, 역시 최고봉답게 북한산의 주요 능선과 계곡이 한눈에 들어온다. 때마침 백운대와 함께 예부터 삼각산으로 불리던 인수봉(810m)과 만경대(800m)가 석양을 받아 구리빛을 띠기 시작한다.
남쪽으로는 가깝게 의상능선이 조망되고, 그 뒤로 문수봉이며 보현봉이 예의 신비스런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북쪽으로는 상장능선과 그 너머로 도봉산이 뚜렷하게 보인다. 상장봉을 1봉으로 해서 9봉까지 연결된 상장능선이 유난히 질서정연하게 열지어 있다.
백운대 앞에는 북장대능선을 낫는 노적봉이 솟아 있다. 북한산성 계곡은 산성마을 먹거리촌의 다리를 지나면서 우측으로 대성문, 대남문으로 이어지는 산성계곡과 좌측으로 보리사를 거쳐 백운대로 오르는 백운대계곡으로 나뉜다. 북장대능선은 노적봉을 포함한 3개의 봉우리가 두 계곡 사이에 누워 있는 형국이다. 옛날 북장대 산마루에는 지금의 동장대처럼, 2층 누각이 지어져 있었다고 한다.
북장대 능선 초입 양 옆으로 (북한산에서 바라볼 때) 의상봉과 원효봉이 ‘좌의상, 우원효’ 형국으로 북한산 서북면을 지키고 있다. 의상능선을 이루는 의상·용출·용혈·증취·나월·나한봉 등 6개의 봉우리가 늠름하기 이를데 없다. 원효능선은 원효봉과 염초봉의 두 개 봉우리로 형성돼 있어 여간 단출하지 않지만, 산세는 아름답고 힘차다.
북한산에서 빼놓을 수 없는 능선중 하나가 ‘숨은벽 능선’이다. 높이가 상대적으로 낮아서 좌우로 고봉인 백운대와 인수봉에 가려 이같은 이름이 붙은 모양이다. 이 능선은 사기막골에서부터 시작돼 일명 ‘사기막능선’이라고도 한다.
백운대에 접근하는 길은 많지만, 어느 쪽에서 오르든지 위문을 거쳐야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 대표적인 코스는 북한산성길이다. 산성탐방지원센터에서 오를 경우 백운대 계곡과 원효봉, 염초봉을 조망할 수 있다. 지나는 길에 3∼4m 높이의 미니폭포, 개울가에 핀 겨울억새, 대동사·약수암 등 사찰을 만난다.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1번출구에서 내려 704번 버스를 타고 북한산성입구에서 하차한다. 왕복소요시간 약 5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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