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이스라엘② 사해에서 우주유영의 짜릿함을 느끼다

피나얀 2007. 3. 3. 19:04

 

출처-[연합르페르 2007-03-02 09:59]




이스라엘 최남단의 휴양도시 에일랏(Eilat)을 지나자 푸르름은 오간 데 없고 메마른 광야가 끝없이 펼쳐졌다. 황량한 네게브 사막(Negev Desert)을 지나 북쪽을 향해가는 내내 오른쪽으로 거대한 산맥이 나란히 달리고 있었다. 희뿌연 사막 뒤편의 붉은 산에는 목마저 타들어가게 하려는 듯 나무 한그루 보이지 않았다.

 

드문드문 나타나는 키부츠(Kibbutz, 이스라엘 집단농장의 한 형태)와 짙푸른 종려나무(대추야자) 숲이 그나마 생명이 숨 쉬는 땅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붉은 산들의 행렬은 아프리카 대륙의 동남부 모잠비크에서 시작된 산줄기가 탄자니아, 케냐, 에티오피아, 홍해를 거쳐 요르단과 사해, 멀리 북쪽의 레바논까지 장장 5천600km를 지나는 대협곡(the Great Syro-African Rift)의 일부였다.

 

드디어 사해(Dead Sea)가 도로 오른편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옅은 푸른빛의 사해는 유명세만큼의 경치를 전해주지는 못했다. 건너편의 요르단(Jordan)이 확연하게 보여 바다라기보다는 커다란 호수 정도로 여겨졌다. 푸른 하늘의 조각구름들이 석양에 붉게 물들어간다. 사해는 바다 건너편의 산맥과 구름을 더욱 붉게 수면에 담아내고 있었다.

 

엔보켁(En Boqeq)은 남쪽 사해에 위치한 휴양 타운이다. 르 메르디앙(Le Meridien), 하얏트(Hyatt), 노보텔(Novotel), 칼튼(Carlton), 크라운 플라자 호텔, 로열호텔 등의 관광호텔이 해변을 끼고 들어서 있다. 광물질을 풍부하게 함유한 사해의 바닷물과 진흙, 평지보다 10% 더 많은 산소, 연중 330일의 쾌청하게 맑은 날씨는 관절염과 피부병에 효능이 있어 요양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이스라엘에서는 물론 전 세계에서 찾아온다.

 

호텔을 등지고 바닷가로 나가자 따가운 햇살이 내리비추고 있는 해변에는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몰려나와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파라솔 아래 목욕 타월을 깔고 누워 독서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고, 개를 데리고 나와 모래사장에 발자국을 남기며 산책을 즐기기도 한다. 바다에서는 사람들이 발과 머리, 팔을 수면 위에 내놓고 둥둥 떠다닌다. 앙상하게 마른 사람도, 배가 터질 듯 튀어나온 거대한 아저씨도 물에서는 평등하다.

 

바닷물에 발을 담가 본다. 한발두발 걸어 들어갈수록 바닷물이 몸을 휘감는 느낌이다. 물속에 첨벙 빠져들까 두려워 수면에 등을 대고 가만히 누웠다. 한차례 기우뚱하더니 몸이 절반쯤 수면으로 떠오른다. 몸에 힘을 완전히 빼자 발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우주를 유영하는 기분이 이럴까? 물이 몸을 떠받치고 있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물을 조금 떠서 혀끝으로 맛을 보았다. 혀가 타들어가는 느낌이다. 짠맛이 아니라 혀가 아릴 정도의 쓰디쓴 맛이 난다. 가만히 눈을 감아보았다. 이제 몸뚱이는 중력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를 얻었다. 물결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여갈 뿐이다. 물에서 나와 사해의 바닷물이 감쌌던 피부를 만져본다. 거칠던 피부는 어느덧 뽀송뽀송한 아기피부가 되어있었다.

 

사해 지역에서는 온천도 나오고 있어 호텔들은 실내외 온천 수영장을 갖추고 있다. 호텔수영장에서는 사해의 물을 끌어들여 몸이 뜨는 경험을 바다와 똑같이 체험할 수 있다. 사해 바닷물은 매년 30cm씩 수위가 낮아지고 있다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 바다가 머지않아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