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하늘과 세상을 맺어주는 '천년의 사원'

피나얀 2007. 3. 8. 18:48

 

출처-[부산일보 2007-03-08 12:12]




"물금이 난리났어요." 지난해 11월 40대 독자가 전화로 알려온 첫마디다. 산&산 83편 '양산 오봉산'(2006년 11월 2일자)을 소개하고 일주일쯤 후였다. 오봉산은 가깝고 알음알음 찾는 이들도 많은 산인데,당시 산&산을 보고 찾는 이들이 상당하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산을 소개하고 독자로부터 평가를 받는 것은 설레지만 두렵기도 한 일이다. 새로운 산을 신문에 게재하면 격려와 문의가 잇따른다. 신문이 나가기 무섭게 기사와 개념도가 블로그와 인터넷 카페로 옮겨진다. 물론 질책도 뒤따른다. 무엇보다 산을 소개하는 데에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 이유는 직접 산행을 다녀와서 조용히 평가를 내리는 이들도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다.

 

산&산이 소개한 산행 코스는 특집을 포함해 100개 남짓. 꼭 새로운 코스를 고집하지는 않았다. 때로는 새롭게,때로는 가다듬어 선보였다. 독자들은 꼭 새 길이어서 더 관심을 보인 것도 아니지만 알려진 길이라고 홀대하지 않았다. 돌아보면 의미가 남달랐거나 기억에 남는 산들이 많다.

 

박무를 피해 사진을 찍느라 사흘 연속으로 오른 양산 영축산 편,지리산 꾼 중에서도 열혈 마니아들만 다니는 봉우리와 계곡을 소개한 지리산 편,오를 때마다 새로운 갈림길을 만나 결국 네 차례나 찾아야 했던 마산 적석산 편 등등. 내놓는 입장에서는 모든 코스가 애정이 가고 감회가 남다르지만 독자들은 늘 객관적인 평가를 내렸다. 굳이 따로 선정하는 일에 주저함이 없진 않으나 여기서는 애정과 사랑을 받은 코스 5곳을 뽑았다.

 

밀양 필봉~천황산....영남알프스의 숨은 비경

 

천황산과 재약산. 두말할 필요없이 영남알프스의 중심에 서 있다. 두 산의 숨은 비경을 산행 경로에 담으려 노력한 코스였다. '억새 명산'이라는 수식을 과감히 무시하고 새로운 길로 접근했다.

 

오름길에는 필봉 매바위를 위시한 암봉들이 멋들어진 풍광을 선사한다. 재약산 서쪽 자락을 돌아 진불암까지 이어지는 길은 암봉과 천길벼랑을 잇따라 만나면서 재약산의 또 다른 면모를 마주하게 된다. 취재 팀도 연방 감탄사를 터뜨리게 만든 코스였던 만큼 독자들의 호응도 뜨거웠다.

 

금정산 고당봉(율리~호포)....서쪽 자락 호젓한 맛 일품

 

부산지하철 2호선의 두 역을 묶어 산행이 가능한 코스여서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금정산은 대다수가 동쪽 자락으로 산을 탄다. 그래서 동쪽 자락을 중심으로 등산로가 잘 발달해 있다.

 

산&산에서는 서쪽 자락으로 고당봉을 오르는 코스로 소개했다. 늘 붐비는 금정산을 깨끗하고 호젓한 길로 오를 수 있어서 색다른 맛을 안겨다 주었다는 평을 받았다. 신흥 주거지인 화명과 금곡,그리고 낙동강을 손에 잡을 듯 바라보며 오를 수 있고 고당봉도 동쪽에서 보는 것과는 다른 새로운 얼굴로 만날 수 있었다.

 

기장 달음산~아홉산....올망졸망한 코스 '비단길'

 

길이 좋다면 기존 산행지라도 새롭게 조명받는 경우가 많다. 바로 달음산~아홉산 코스가 그렇다. 올망졸망한 산들을 묶어 코스를 짰는데 산길이 한마디로 비단길이다. 가족산행지로 적합한 곳으로 초보는 물론,베테랑들도 즐겁게 산행을 할 수 있는 곳. 당시 바다와 산이 어우러지는 2006년 새해 첫 산행지로 소개됐다.

 

기존 등산로를 그저 묶은 것만은 아니다. 사소해 보이지만 세심한 배려로 뒷받침한 덕택에 독자들에게 더욱 친근한 산행지로 다가갈 수 있었던 것. 대중교통편을 통해 접근이 쉽고 번잡함을 피한 들머리와 역시 버스 이용이 편리한 산행 종점 등으로 더욱 대중적인 산행 코스가 됐다.

 

거창 금귀봉~보해산....너른 조망·암릉타기 짜릿

 

시원한 조망의 금귀봉과 암릉이 빼어난 보해산. '산의 고장' 경남 거창에서 나란히 어깨를 겯고 있는 두 산이다. 두 산을 하나로 묶어 산행을 꾸몄다. 조망의 즐거움과 함께 암릉을 타는 짜릿함도 즐길 수 있는 코스. 나름대로 독특한 시도라는 평가.

 

금귀봉~보해산 편은 현지에서 기존 코스를 버리고 차량 접근성이 좋은 곳을 찾아 원점회귀형으로 기획한 코스였다. 부산을 기준으로 코스를 잡아야했고 당시 겨울이었던 점을 감안,산행 시간도 적당하고 주요지점을 두루 둘러보는 코스를 발굴해 관심을 모았다.

 

가덕도 연대봉....산과 바다를 한눈에 만끽

 

산과 바다를 한번에 즐길 수 있는 섬 산행지는 산 꾼이라면 한번쯤 올라보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가덕도는 그래서 전국적인 지명도를 점점 더해가는 산행지로 거듭나고 있다.

가덕도 연대봉을 소개한 것은 신항만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지난 2005년 3월 31일. 부산은 물론,전국의 독자들로부터 연대봉 산행 문의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당시 산행소개는 가덕도 동쪽 자락을 다뤘다. 응봉산 매봉 연대봉 등 가덕의 웬만한 봉우리를 두루 둘러보는 코스였다. 산행 시간을 4시간 이상 잡아서 산행다운 산행이 가능하도록 코스를 잡았던 점이 독자들의 눈길을 끌 만한 매력이었다고 본다. 가덕도 연대봉 편은 특히 개념도에 산행의 주요 가닥을 한꺼번에 담아 내놓아서 의미가 남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