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스포츠조선 2007-03-21 14:34]
'꽃이 피어서 산에 갔지요/ 구름 밖에 길은 삼십리/ 그리워서 눈 감으면/ 산수유 꽃 섧게 피는 꽃길 칠십리…'-곽재구 '산수유 꽃 필 무렵'-
완연한 봄기운을 타고 남도의 꽃 소식이 중부와 내륙지방까지 찾아 들었다. 개나리와 산수유가 선봉장이다. 그중 흔치 않은 게 산수유 꽃. 한두 그루 드문드문 피기 보다는 수백, 수천그루씩 군락을 이뤄 온 마을을 노랗게 채색하고 있어 더 볼만하다.
오줌싸개 아이들을 치료하는 약용으로도 널리 쓰이는 산수유는 연초록의 잎새가 기지개를 켜기 전 노란 꽃망울을 먼저 터뜨려 이른 봄 춘정을 일깨우는 봄의 전령사 구실도 톡톡히 한다.
3월 하순 현재 전남 구례는 이미 절정기를 넘어섰고, 산촌의 순수를 간직한 경북 의성 화전리는 온통 노란 꽃물결로 넘쳐 난다. 또 수도권의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과 양평군 개군면 일대도 화신이 내려앉아 산수유의 기품을 뽐내고 있다.
◆경북 의성군 화전리 산수유 마을
"우리 마을 사진이 청와대 집무실에 다 걸려 있다꼬 하던데예."
경북 의성군 사곡면 화전리. 일명 '산수유마을'로도 불리는 이 곳 사람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10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마을 산야에는 100년 이상 된 산수유나무 등 3만여 그루가 그림처럼 박혀 있어 이즈음 노란 꽃물결로 장관을 이룬다.
국내에는 구례, 이천, 양평 등 이름난 산수유 군락지가 여럿 있다. 하지만 유명세 탓에 절정기를 맞으면 상춘객으로 넘쳐난다.
올봄 호젓한 봄맞이를 즐기고자 한다면 의성 화전리가 대안이다. 거대 군락지임에도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아 산촌의 순수를 간직하고 있다.
화전리가 본격 세상 밖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해 부터다. 행정자치부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개최한 '제1회 살기 좋은 마을 경연대회'에서 영예의 대상을 받았다.
의성읍내에서 자동차로 15분여 거리. 평온함이 깃든 산골마을은 이즈음 온통 노란 꽃 천지이다. 초록의 마늘밭과 노란 산수유꽃이 어우러져 상큼한 봄기운이 물씬 풍긴다.
전국 산수유 열매 생산량의 38%, 경북지역 생산량의 80%를 차지할 만큼 거대 산수유 군락지 임에도 꽃놀이 여행지로는 널리 알려지지 않아 변변한 식당
조차 갖추고 있지 않다. 때문에 산수유 꽃이 필 무렵이면 마을 아낙네들이 농사일을 멈추고 국수를 삶아 내며 손님을 맞는다.
마을 어귀는 화전 2리, 안으로 더 올라가면 이름도, 경관도 정감 넘치는 화전 3리 '숲실마을'이 나선다. 깊은 골을 따라 집들이 점점이 이어지는데, 개울가에는 아름드리 산수유나무가 노란 띠를 이루고 서 있다.
화전리 산수유 꽃 감상 포인트로는 마을 고샅길과 저수지. 옛 담장 너머로 만발한 산수유가 고향마을의 향수를 자극한다. 또 마을 맨 꼭대기에 자리한 저수지에는 따사로운 봄 햇살 아래 산수유 꽃이 피어 있는데, 쪽빛 하늘을 담은 호수가 노랗게 물들어 있는 모습도 한 폭의 수채화에 다름없다. 특히 인적 드문 호젓한 호반을 느릿느릿 거닐다보면 일상탈출의 묘미에도 흠뻑 젖어들 수 있다.
숲실 마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풍광은 마늘밭. '의성 마늘'의 주산지답게 초록의 마늘밭이 곳곳에 들어 서 있다. 한겨울 삭풍을 견뎌내고 초록의 움을 틔운 마늘이나, 일명 '대학나무'로도 불리는 산수유 모두 자식공부 시키는데 더할 나위없는 큰 밑천이다.
화전리 산수유 꽃은 구례 보다 개화가 늦다. 이번 주말(24일)이면 절정기에 접어들어 4월초까지는 그 자태를 간직할 것으로 보인다.
◆그밖의 산수유 군락지
30일부터 꽃축제 개최
▶이천 도립리 백사마을=바쁜 일상에 남녘까지 꽃구경 가기 힘들다면 서울 지척 산수유마을로 꽃 소풍을 떠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이천 도립리 산수유마을은 구례 산동과 더불어 국내 대표적 산수유 군락지로 꼽힌다. 구례 쪽 산수유 마을이 동네 전체를 한눈에 굽어 볼 수 있는 묘미가 있다면 도립리는 노란 꽃 천지 속으로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 화사하게 꽃망울을 터뜨린 마을 안 고샅길로 접어들면 돌담장 너머에도, 밭 두덩 사이에도 노랗게 물든 산수유 길이 펼쳐진다. 특히 산수유 꽃이 요소마다 잘 배치가 돼 있어 한가로운 농촌 마을 풍광과도 곧잘 어울린다. 때문에 휴일이면 화구를 펼쳐 그림을 그리는 운치 있는 모습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도립리 산수유나무는 100~500년 수령의 자생군락지로 이맘때는 꽃 사태를, 가을이면 곱고 빨간 산수유 열매를 맺는다.
도립리 산수유 감상 포인트 중 하나는 마을 중간쯤을 비켜 흐르는 작은 개울. 쪽빛 하늘을 담은 시냇물이 졸졸 흐르고, 개울가 둔덕을 뒤덮은 파릇파릇 새싹은 싱그러운 봄내음을 발산한다. 아담한 농가와 키 낮은 담장도 고향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운치 있는 골목길. 그 길을 살짝 비켜나면 야트막한 산자락 아래 아름드리 산수유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올해는 개화시기도 일주일 정도 앞당겨져 오는 30일부터 사흘간 '제8회 이천 백사 산수유꽃축제'를 개최한다.
◇가는 길=중부고속도로 곤지암IC~3번국도~이천 신둔면 남정사거리~경사리~도립리~송말리/ 영동고속도로 덕평IC~42번 국도~이천시내~이포대교방면 70번 지방도~백사면 현방리~반룡송~송말리~도립리 산수유 마을. 도립리 마을 주차 공간은 마을 중간쯤 축제장 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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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드리 수천그루 자생
▶양평 개군면 주읍리 산수유마을=경기도의 대표적 산수유 군락지이다. 이천 백사면 산수유마을과 승용차로 20분 거리로 연계 나들이 코스가 가능하다. 도립리 마을 입구에서 좌회전 70번 지방도로를 타고 이포대교를 건너 양평 방면으로 달리면 마을이 나타난다.
양평의 산수유마을은 이천 못지않은 거대 군락지(1만2000여 그루)이면서도 그리 입소문이 나지 않은 편이다. 때문에 호젓한 가운데 상춘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양평산수유마을은 주읍리와 내리 두 곳이 대표적 명소. 두 마을 모두 100년 이상된 아름드리 산수유 수천그루가 자생하고 있어, 이즈음 온통 노란 물감을 풀어 놓은 듯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전형적 시골마을의 풍광을 지닌데다 마을이 깊숙하게 형성돼 이천과는 또 다른 꽃구경의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양평군도 같은 기간 개군면 내리-주읍리 일원에서 '제6회 양평 산수유마을 축제'를 연다.
◇가는 길=이천 도립리 마을을 나와 좌회전~70번 지방도로~이포대교~좌회전~37번 국도 양평 방면~양평 개군면 개군농협 앞 우회전~개군중학교~이 길을 따라 10분 주행, 좌측 개군저수지 지나 주읍리 이정표.
지리산자락 봄꽃 자리바꿈
▶구례상위마을=국내 대표적 산수유 군락지이다. 개화 시기도 제일 빨라 이미 산수유 축제(15~18일)도 마쳤다. 3월 하순~4월 초로 접어들며 섬진강이 휘감아 도는 지리산자락은 봄꽃이 자리바꿈을 시작한다. 산수유, 매화가 지고 벚꽃이 그 자리를 물려 받는다. 때문에 올해 처럼 꽃이 일찍 핀 구례 산수유 기행은 3월 하순 이전에 마치는 게 제 모습을 볼 수 있다. 상위마을엔 수령 300년 이상된 산수유들이 마을과 계곡에 빼곡하게 들어서 있어 장관을 이룬다. 비좁은 농로길을 따라 가야 만날 수 있는 현천마을은 돌담이 있어 더 정겹다.
◇가는 길=호남고속도로 전주 IC~17번 국도 남원~19번 국도 구례 산동~상위마을
`천년의 숲' 1km |
◆이곳만은 둘러보자
▶등운산 고운사= 가람 입구 1㎞에 이르는 아름드리 소나무 숲길, 일명 '천년의 숲'을 거느린 단촌면 구계리 고운사는 경북 지방의 대표 고찰이다. 조계종 제16교구 본사로 부석사 등을 말사로 두고 있다. 신라 신문왕 원년(681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본래 이름은 고운사(高雲寺)였으나 이후 최치원이 가운루와 우화루를 짓고 머무르며 그의 호를 따 고운사(孤雲寺)로 개칭했다.
최치원이 지었다는 가운루는 계곡에 발을 내린 듯한 3쌍의 긴 기둥이 특이한 건물로, 계곡에 세운 석주위에 나무 기둥을 얹었다.
▶탑리 오층석탑=금성면 탑리에는 신라시대 석탑, 국보 제77호 탑리 오층석탑이 있다. 전탑(塼塔)의 양식과 목조 건축의 특징을 동시에 보여주는 진귀한 탑이다. 목조 건축에서만 찾아 볼 수 있을 주두(기둥머리)와 기둥의 배흘림 양식이 특징.
이밖에도 영천 이 씨 집성촌인 금성면 산운마을 소우당 원림 등 고택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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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메모
▶가는 길=중앙고속도로 남안동 IC~안동 방면 5번국도~의성읍~912번 지방도~신감 삼거리 우회전~오상 삼거리 좌회전~신리 지나 화전3리~좌회전 화전2리 '숲실 마을'.
▶먹을거리
의성은 국내 대표적 마늘산지이다. 다른 마늘에 비해 육즙이 많고 매콤한 것이 특징이다. 사곡면 등 8개면에서 마늘을 생산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사화산(死火山)인 금성산(531m) 자락 토양의 좋은 물 빠짐을 고품격 마늘 농사의 비결로 꼽고 있다. 요즘은 마늘을 먹여 키운 돼지와 소고기가 대표 먹을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마늘고기는 의성읍내에 있는 의성마늘목장(054-834-9292)에서 맛볼 수 있는데, 유독 쫄깃-고소한 육질이 구미를 당긴다. 돼지생삼겹-갈비 6000원, 소생갈비 1만8000원(120g), 소불고기 1만원, 소갈비탕 6000원, 통마늘구이 1000원, 돌솥마늘밥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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