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한국일보 2007-03-22 18:51]
길 위의 샌드위치… 둘만의 사랑처럼 담백·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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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무실은 여느 사무실과 사뭇 다르게 조그맣고 아담한 마당을 가지고 있다. 요리를 만드는 사람들이다 보니, 사무적인 것보다 우리네 정서를 지닌 정겨운 사무실을 만들고 싶어 욕심을 부려서 마당이 있는 집 한 층을 빌려 사용하게 되었다.
마당 안쪽으로는 벚꽃나무가 자리잡고, 대문 옆으로는 모과나무와 감나무, 그리고 담벼락 밑으로 쪼르륵 딸기며 토마토 그리고 갖가지 요리에 필요한 허브류가 자리를 잡고 있다. 봄빛이 완연해지면서 나무 마다 새순이 올라와 내 맘을 설레게 하고 꽃을 피어내는 순간을 마냥 기다리게 한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 아름다움이 솟아나고 있는데, 조금만 남쪽으로 내려가면 그 아름다움이 얼마나 더 할 것인가. 오늘은 노다씨와 내가 짤막한 여행을 떠날 때 간단히 차에서 먹기 위해 만드는 건강 음료와 샌드위치를 소개하려 한다.
먼저 두부로 만드는 음료다. 이 음료는 우리 부부가 자주 해 먹는 음료이기도 하지만 여러 가지 기업 프로모션에서 많이 사용되었던 음식이다. 다들 “두부로 무슨 음료를 만들겠어”라는 미심쩍은 눈초리로 출발해 결국 “이렇게 산뜻하고 진한 음료가 될 수 있네”라는 감탄사로 마감하게 만드는 음료이다. 이름하여 ‘두부 셰이크’.
일단 두부를 구입하여 깨끗이 씻어낸다. 이 때 두부는 생식용 두부이거나 또는 찌개용 두부로 구입하여 준비한다. 믹서에 두부 1모를 넣고 우유 500cc를 넣은 뒤 믹서에 간다. 이렇게만 하면 조금은 싱겁거나 밍밍한 음료가 되어버리니 갖가지 견과류를 넣고 소금을 약간 넣어 한 번 더 충분히 갈아준다.
이렇게 두부 셰이크가 완성되면 테이크아웃 커피점 마냥 플라스틱 컵을 종이 틀에 끼워 가져 나간다. 마치 훌륭한 음료를 구입한 것처럼 마냥 기쁘고 즐겁다. 맛 또한 여름 더위를 이기기 위해 얼음 동동 띄워내는 콩국수 국물 마냥 진한 콩 맛과 함께 고소한 땅콩 향이 솔솔 나니 콩 국물을 싫어하는 어린이도 깜빡 넘어갈 만 하다.
두부 셰이크에 간단한 토스트 샌드위치를 곁들이면 훌륭한 ‘고속도로 간식’이 된다. 일반적으로 추억의 토스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빵을 버터에 굽고 계란을 풀어 이런저런 채소들을 넣은 후 지단 부치듯 부쳐내어 빵에 올려 케첩을 뿌려먹는 형태이지만, 오늘은 간편하면서도 조금은 더 감칠맛을 내는 토스트를 제안하려 한다.
우선 식빵의 네 귀퉁이를 잘라낸 뒤 빵 한쪽에 슬라이스 햄과 모짜렐라 치즈를 얹고 식빵을 덮는다. 뚜껑을 덮은 채 열을 가한 프라이팬에 열이 어느 정도 오르고 나면 준비한 식빵을 그 안에 넣어 앞뒤로 노릇하게 구워내기만 하면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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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를 가기 전에 주전부리들을 준비하느라 힘을 빼거나 아니면 아예 사먹는 형태를 취하지만 오늘 내가 제안하는 방법을 사용하면 그리 힘들이지 않으면서 간단한 주전부리를 완성할 수 있다.
이 토스트 샌드위치는 들어가 있는 내용물이 그리 많지 않지만 햄과 치즈의 담백한 결합이 얼마나 고소하고 진한 향을 내는지를 보여준다. 두부셰이크 또한 마찬가지. 서너 가지 재료를 썼을 뿐인데, 진한 맛을 내는 두부 셰이크 또한 우리 부부의 사랑스러운 간식 메뉴이다.
초간편 토스트와 두부 셰이크는 모처럼 느긋한 휴일, 한껏 게으름을 피우면서 먹는 한 끼로도 제 격이다.
요즘 브런치 카페들이 많이 생겨 신세대 부부들은 일요일 오전 카페로 찾아가 브런치를 즐긴다는데, 나가서 사먹는 것보다 커다란 접시에 토스트 두 조각을 담고 한쪽으로 계란 프라이를 얹은 후 음료와 함께 즐긴다면 이보다 더 훌륭한 브런치가 있을까. 간단한 한끼 영양식으로 편안한 주말 보내시길 바란다.
▦두부쉐이크
재료: 두부 1모, 우유 500cc, 갈은 건과류 3큰술, 소금 약간
만드는 법
두부는 깨끗이 씻어 물기를 충분히 제거한 후 믹서기에 넣어 우유와 함께 간다.
두부와 우유가 어우러지게 갈아지면 갈아놓은 건과류와 소금을 넣어 다시 한번 곱게 간다.
▦토스트샌드위치 (1인분)
재료: 식빵 2장, 슬라이스 햄 1장, 모짜렐라 치즈 30g
만드는 법
식빵 귀퉁이를 제거하고 가운데 슬라이스 햄을 올리고 그 위에 모짜렐라 치즈를 얹는다.
프라이팬을 중불로 가열한 후 약 30초 정도 지나면 재료 얹은 식빵을 넣어 굽는다. 약 1분간 구운 뒤 노릇하게 되면 뒤집어 같은 방법으로 굽는다.
적당히 구워지면 식빵 위에 모짜렐라 치즈를 올린 후 프라이팬의 뚜껑을 닫고 불을 끈 채로 1분간 두면 완성.
Cooking Tip
식빵 속에 치즈가 녹지않았다면 다시 예열을 해서 30초씩 앞뒤로 구워낸다. 모짜렐라 슬라이스 치즈를 이용해도 좋다.
![](http://www.xn--910bm01bhpl.com/gnu/pinayarn/pinayarn-pinayarn.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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