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AYARN™♡ 【TODAY 스크랩】

【TODAY 스크랩】가는 곳 어디나 행복한 여행지가 될 수 있다

피나얀 2007. 3. 29. 20:38

 

출처-2007년 3월 28일(수) 오후 2:22 [오마이뉴스]

 

 

▲ 들꽃아 목을 길게 늘이고 누굴 기다리니...

 

ⓒ2007 이인옥

 

우리 가족은 주말이면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주말 나들이를 떠난다. 몇 년 전만 해도 1박 2일의 여정으로 예약을 하고 멋있게 여행을 했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점점 자라면서 올해 중학교, 고등학교에 다니게 된 후로는 일부러 시간 내서 가족 여행을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주말이면 가볍게 김밥과 과일을 준비하여 집 주변의 들과 산으로 나들이를 간다. 반나절이면 근사한 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주말 나들이를 통하여 알게 되었다.

▲ 나무 밑에서 연분홍빛 사랑을 나무며 활짝 웃는 진달래 꽃
ⓒ2007 이인옥
굳이 미리 준비하지 않아도 되고 발길 닿는 대로 드라이브 삼아 집을 나서면 눈이 가는 곳이 바로 근사한 여행지요, 발길 닿는 곳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훌륭한 여행지이다. 큰돈을 들일 필요도 없고, 사람에 치여 파김치처럼 지치지 않아서 좋다.

가족이 오순도순 이야기하며 들녘이 전해주는 정직한 땅 맛도 보고 산이 내뿜는 기상과 봄 향기를 바람결에 전해 들으며 봄나물에 보리밥 한 양푼 썩썩 비벼 먹으면 부러울 게 없다.

▲ 막내와 보리밭을 감상하며....
ⓒ2007 이인옥
내가 살고 있는 고장에는 가족이 함께 오붓하게 등산을 즐길 수 있는 오봉산과 운주산이 있다. 또 가까운 충남 공주시에 있는 천태산도 빼놓을 수 없는 가족 나들이 장소다. 이 산들은 모두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안전하게 가족과 함께 오를 수 있는 산들이다.

▲ 염색이 덜된 옷을 입은 제비꽃이 활짝 피었네
ⓒ2007 이인옥
그뿐만 아니라 농촌에 있는 산들은 어디나 등산로처럼 길이 나 있다. 농민들이 산에 경운기가 다닐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곳도 많고 숲 속 오솔길처럼 부드럽게 나있는 산길이 많아 쉽게 산에 오를 수 있다. 또 산들이 대부분 높지 않은 야산이기 때문에 길을 잃어 어려움을 겪는 일 없이, 한적한 시골 산길을 걷는 낭만과 추억을 간직할 수 있다.

충남 연기군에 있는 오봉산은 맨발 등산로로도 유명하다. 나도 맨발로 이 등산로를 오른 적이 있다. 빨간 황토 흙을 밟으며 걷는 기분은 느껴보지 않고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발바닥을 지압하도록 옥돌이 깔려 있기도 하다. 산 정상까지 맨발로 걷다 보면 나도 모르게 쑥쑥 기운이 돋는다.

소나무 잎이 수북이 쌓여 버선발로 걷는 듯 폭신폭신 한 곳도 있다. 산이 가파르지 않고 산책로 같아서 반나절이면 정상에 오른다. 등산객을 위해 준비되어 있는 훌라후프도 돌릴 수 있고 사방, 팔방으로 내려다보이는 시내의 모습과 고복저수지의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오봉산은 우리 가족뿐만 아니라 연기군민과 인근 주변지역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가볍게 찾을 수 있는 곳이다. 그렇다고 감동이나 느껴지는 행복이 가볍다는 얘기가 아니다. 오히려 부담 없이 가볍게 찾으면서도 큰 행복과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오봉산의 매력이다.

▲ 오봉산 중턱에서 시내를 보며 사진촬영하는 모습
ⓒ2007 이인옥
이곳은 아주 어린아이들도 부모 손을 잡고 오르며 도란도란 나무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갓난아기도 유모차에 태워서 나들이를 할 수 있는 가족 나들이 장소다. 지천으로 피어있는 들꽃은 또 얼마나 앙증맞은지 아이들 얼굴에 피어나는 맑은 미소 같다.

▲ 솜털이 보송보송한 들꽃의 아름다움
ⓒ2007 이인옥
오봉산이나 운주산, 천태산 중 한곳을 택하여 가볍게 등산을 한 후 금강변을 따라 걷다 보면 파랗게 손짓하며 부르는 보리밭을 만날 수 있다.

봄기운이 쑥쑥 새싹으로 피어나는 금강변은 겨울 철새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머지않아 들어설 행복도시 건설로 인하여 지금 자연 그대로의 멋은 사라질지 모르나 아름다운 금강변이 크게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 금강변에서 언니와 동생의 다정한 모습
ⓒ2007 이인옥
지금 들녘에는 봄꽃들이 지천으로 피어 방긋방긋 웃고 있다. 개나리, 진달래는 이미 봄의 전령으로 달려온 지 오래다. 신비스런 빛깔의 할미꽃도 자세히 살펴보면 고귀할 정도로 예쁘다. 보랏빛 옷을 입고 수줍은 듯 피어있는 제비꽃도 수북하다. 이름 모를 꽃들이 산과 들에 당당하게 피어나 찾는 이들의 마음을 즐겁게 한다.

▲ 산속에 수줍게 피어있는 들국화
ⓒ2007 이인옥
▲ 진 자주빛의 고귀한 자태를 자랑하며 겸손하게 피어있는 할미꽃
ⓒ2007 이인옥
여행이라 하면 사람들이 많이 다니고 잘 알려진 곳으로 떠나는 것을 떠올리기 쉽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유명한 곳을 즐겨 찾는다. 물론 오랜만에 떠나는 여행은 자주 다닐 수 없기에 많이 알려진 곳으로 떠나는 것이 당연하다 하겠다. 그렇지 않고 가족과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휴식 같은 여행을 원한다면 자신이 살고 있는 집 주변에 관심을 두고 보기 바란다.

▲ 보리밭 둑길을 거니는 다정한 자매
ⓒ2007 이인옥
우리 가족이 주말 나들이로 찾는 주변의 산과 들녘이 훌륭한 여행지가 될 수 있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주변에서 돈 걱정, 시간걱정 없이 가족이나 이웃과 함께 여행의 참맛을 느끼며 가족의 사랑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행복을 찾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야 가까이 있는 행복을 보물처럼 찾을 수 있듯이 여행은 어디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여행에서 어떤 감동을 느끼느냐는 마음이 중요하다.

음∼ 이번 주말에는 또 어디로 가족 나들이를 가게 될지 벌써 기대가 된다. 김밥에 카메라 하나 둘러메고 주변의 들로 산으로 반갑게 맞아주는 봄을 찾아 떠나보련다. 마음에 주단을 깔고 행복 가득, 기쁨 가득 담고서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돌아와 멋진 여행 후기를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