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패션】

미니VS오버 극과 극의 공존

피나얀 2007. 4. 17. 21:16

 

출처-[중앙일보 2007-04-17 14:50]

 

 
최근 패션 트렌드는 '서로 다른 것들의 공존'이다. 눈부신 은색이 특징인 퓨처리즘이 주류지만 레트로(복고)의 물결도 넘실댄다. 남성적인 수트가 거리를 누비는가 하면 로맨틱한 플라워 프린트가 여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상반된 아이템들의 시소 게임은 사이즈로 이어진다. 44사이즈가 '가늘게, 짧게, 타이트하게'를 외치는 한편, 다른 한쪽에선 '크고 풍성한 옷을 입고 당당하게 거리를 활보하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가방도 마찬가지다. '클수록 좋다'는 오버 사이즈 빅백에 맞서 손에 쏙 들어오는 클러치 백들이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 보다 날씬하게, 보다 짧게-스키니 & 미니
 
"이번 봄엔 뭐가 유행할까요." 얼마 전 우연찮게 만난 패션 바이어 세명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졌다. 지난해 풍미했던 다리 곡선을 그대로 드러내는 스키니 진은 식상했고, 어깨를 압박하는 커다란 오버 사이즈 백도 지겨울 때가 됐다. 하지만 바이어들은 이구동성 "스키니 팬츠가 여전히 대세"라고 내다봤다.
 
이번 시즌 스키니는 진뿐 아니라 포멀한 팬츠 수트에까지 영역을 확장할 전망이다. 이제 스키니 팬츠를 '발랄하게'가 아니라 '점잖게' 소화하는 방법도 익혀야 할 판이다.
 
슬림하고 작아진 건 비단 팬츠만이 아니다. 60년대 영국 모델 트위기로 상징되는 미니 스커트도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스커트 기장이 무릎 위 정도가 아니라 아예 히프선 아래로 바짝 따라붙었다.
 
# 보다 낙낙하게, 보다 크게- 오버사이즈 아이템
 
떠들썩하진 않아도 디자이너들의 오버 사이즈에 대한 열망 또한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복숭아 뼈에서 경쾌하게 마무리되는 클로에의 팬츠는 통이 넓어 각선미를 드러내지 않는다. 보테가 베네타의 셔츠형 원피스는 한술 더 뜬다. 세찬 바람 앞에 서지 않는다면 뱃살이나 허벅지 굵기 따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품이 넉넉하다.
 
동대문에서 가장 먼저 카피하는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는 남자 셔츠를 잘못 입고 나왔나 싶게 풍성하다 못해 헐렁이는 셔츠를 선보이기도 했다. 여유로운 실루엣은 도나 카란의 컬렉션에서도 확인된다. 이국적인 것과 도시적인 요소들이 적절하게 섞인 그의 옷들은 바람에 팔락거리며 나부낄 듯 넉넉하다.
 
# 손안에 쏘옥-미니 가방
 
옷은 슬림한 것이 대세인 가운데 오버사이즈들이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면, 가방은 반대 상황이다. 무게만 2kg이 넘는 오버사이즈 가방이 여전히 왕좌를 굳건히 하고 있지만 한손에 가볍게 들리는 클러치가 심심치 않게 패션쇼 등에 등장하고 있다.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한참을 기다려야 가질 수 있는 켈리백(여배우 출신 모나코여왕 그레이스 켈리 애용품)은 세 번 접어 손에 움켜쥘 수 있는 사이즈로 변신했다. 프라다와 펜디·구찌 등 밀라노에 기반을 둔 브랜드는 약속이나 한 듯 미니 드레스와 납작한 클러치의 궁합을 보여줬다.
 
샤넬 쇼도 캔버스 소재의 대형 가방과 함께 한 손에 움켜쥐거나 팔목에 걸칠 수 있는 가볍고 앙증맞은 가방들을 선보였다. 물론 각 브랜드가 선보이는 '잇백(it bag)'은 아직 빅 사이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클러치 백에도 좀 더 관심을 보여야 한다는 사실만큼은 뚜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