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스위스② 초원의 야생화를 보며 언덕을 오르다

피나얀 2007. 7. 9. 20:07

 

출처-연합르페르 2007-07-09 11:32

 


인터라켄의 오스트 역에서 열차로 40분 정도 소요되는 그린델발트는 융프라우로 향하는 산악열차를 갈아타는 곳으로 해발 1천67m에 자리해 있다. 17세기부터 외국인 관광객들이 방문했을 정도로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관광지로 손꼽힌다.
 
아이거와 베터호른은 물론 2개의 빙하까지 볼 수 있어 '빙하의 마을'이라고도 불린다. 융프라우로 바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산악인들 사이에서는 베이스캠프로 이용되기도 하는 그린델발트는 스키를 비롯해 트래킹, 하이킹, 래프팅 등 레저 활동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이 곳에는 유독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다. 심지어 역 앞에는 일본인 관광안내소까지 있을 정도로 일본인들로 넘쳐난다. 우리나라 사람보다 오래 전부터 스위스 여행을 해온 일본인들은 최근 인터라켄보다 그린델발트에 머물면서 여행에 나서고 있다. 인터라켄이 화려하다면 그린델발트는 한적하다. 단체여행객들을 태운 대형 버스는 없고, 등산화를 신고 하이킹에 나서는 개인여행자들뿐이다.
 
하이킹의 천국답게 이곳에는 300㎞ 이상의 코스가 있지만 곤돌라를 이용해 피르스트까지 올라 주변의 풍광을 둘러본 뒤 자전거를 타고 그린델발트까지 내려오는 코스를 추천한다.
 
피르스트는 그린델발트의 마을 중심에 있는 승강장에서 곤돌라로 25분 소요된다. 해발 2천168m에 위치한 피르스트는 여름철에는 하이킹 최적의 장소로 꼽히고 있으며 겨울에는 천연 스키장으로 탈바꿈된다.
 
피르스트의 곤돌라 승강장 바로 옆에는 야외 테라스를 갖춘 레스토랑,기념품점도 있다. 스위스 관광엽서의 배경으로 많이 나오는 바흐알프제 호수는 피르스트에서 도보로 1시간 정도 소요된다. 경사가 완만하고 호수로 가는 동안 내내 융프라우의 장엄한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많은 관광객들이 선호한다.
 
바흐알프제 호수가 가장 아름다울 때는 융프라우의 모습이 호수에 반사될 때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 가지 기상 조건이 필요하다. 맑은 날씨 속에 융프라우가 잘 보여야 하며 호숫가에 바람이 불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산악기후 특유의 변덕스러움 때문에 보기 힘들 때가 더 많다. 그렇다고 너무 안타까워 할 필요는 없다.
 
피르스트 하이킹의 참 매력은 경치가 아니라 가는 여정이기 때문이다. 공기가 맑아 멀리서 다가오는 관광객조차도 가깝게 보일 정도로 원근감을 판단하기 힘들다. 가는 길에 드문드문 꽃을 피우고 있는 야생화는 초원의 초록빛 색감과 어울려 여행자로 하여금 동화 속 나라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하이킹을 마치고 피르스트에서 곤돌라를 탄 뒤 중간역인 보르트 승강장에서 내리자. 만약 곤돌라에서 내리지 않고 그린델발트까지 그대로 내려간다면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추억을 안겨줄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보르트 승강장에서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면서 주변을 둘러보는 즐거움은 피르스트와 그린덴발트 여행의 핵심이다.
 
보르트 승강장에 내리면 안장이 낮은 작은 자전거가 눈에 띈다. 트로티바이크라고 불리는 이 자전거는 체인이 없기 때문에 오직 내리막길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보르트에서 그린덴발트까지 가는 길은 오르막이 전혀 없어서 트로티바이크를 타고 그린덴발트 시내까지 그대로 내려갈 수 있다.
 
그동안 스위스의 목가적인 마을 풍경을 열차 차창으로만 보는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면 트로티바이크를 타고 내려가면서 '스위스' 하면 연상되는 목가적인 전원풍경을 하나하나 음미해보자.
 
그냥 내려가는 것이 아쉽다면 트로티바이크를 세우고 초원에서 풀을 뜯고 있는 소를 유심히 바라보거나 이국적이고 낭만적인 마을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다만 길이 나눠질 때는 꼭 표지판을 보고 이동하자. 트로티바이크 코스가 아닌 다른 길로 들어가면 갑자기 오르막길이나 평지가 나올 수도 있다. 길을 잃으면 체인이 없기 때문에 트로티바이크 반환장소인 그린델발트 승강장까지 끌고 가기가 무척 힘들다.
 
그린발델트에서 머물며 색다른 추억을 갖고 싶다면 일반 호텔보다는 임대 주택에서 숙박하는 것이 좋다. 최근 여행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임대 주택은 초원에 지어진 스위스의 전형적인 주택으로 보통 1주일 단위로 빌릴 수 있다.

관광객들이 몰리는 성수기에는 2~3달 전부터 예약을 해야 한다. 집안에는 침실 2∼3개, 부엌, 화장실과 함께 야외 발코니가 있어서 집에서도 융프라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숙박요금은 1인 1박당 32∼60프랑으로 웬만한 호텔 요금과 비슷하다. 비싼 스위스 레스토랑 물가를 감안하면 주택을 빌려 음식을 해 먹으며 여행을 하는 것이 차라리 경제적일 수도 있다. 대부분 역에서 도보 10분 이내에 있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도 편하다.
 
이밖에 그린델발트의 향토 박물관에서는 마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1천여 점의 옛날 사진과 당시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어 알프스 주민들의 과거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빙하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오베라 빙하로 가면 된다. 그린델발트 마을 바로 위에 있는 오베라 빙하는 ‘파란 얼음의 동굴’이라고 불리며 안으로 들어가면 청색을 띈 얼음들이 방문객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체험 여행으로는 치즈를 만들거나 스위스 가정요리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요리체험 투어는 스위스 가정을 직접 방문, 현지 주민으로부터 요리를 배운 뒤 함께 만든 음식을 먹는 프로그램으로 현지 가정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