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
잘 못하면 할머니 옷장에서 꺼내 입었다고 오해받을 수도 있지만 잘만 입으면 세련되고 부드럽게 보일 수 있는 게 바로 니트(Knit)이다. 바람이 조금씩 차가워지는 요즘, 가장 편하고 멋지게 입을 수 있는 소재다.
사실 필자는 니트에 미쳐있는 사람이다. 봄에는 면 소재의 니트나 점퍼를, 여름에는 니트 풀오버나 원피스를, 가을·겨울에는 니트 소재의 코트까지 입는 열성적인 니트 팬이다.
그리고 솔직히 몸에 꽉 맞는 티셔츠를 입은 근육질의 남성도 아니고, 칼날같이 매끄러운 양복을 입은 남성도 아닌 터틀넥 니트 풀오버를 입은 남성이 내겐 오랜 전부터 매력적이었다.
니트는 오랜 세월 동안 편안하면서도 친근감 있게 여겨져 온 패션 소재다. 화려하지 않은 느낌 때문에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이번 가을, 겨울 니트는 전 세계적 디자이너들에게 가장 필요한 소재로 떠오르며 열풍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샤넬과 막스마라 등 몇몇 디자이너들은 순백의 니트 소재를 사랑스럽게 디자인해 소녀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이번에는 촘촘하고 굵게 짜여진 청키(Chunky) 니트 소재가 눈에 띈다. 할머니 조끼나 모자에 쓰이던 소재를 디자이너들이 세련되게 변신시켜 선보인 것이다. 영화 <올리버 트위스트>에서 볼 수 있는 고전적인 가디건, 풀어버, 어깨나 소매통을 부풀린 코트까지 등장했다.
니트를 이용한 액세서리에서도 다양해졌다. 1960년대 히피풍이 유행하면서 영화 <러브 스토리>의 알리 맥그로가 쓴 것 같은 니트 모자나 목도리를 백화점 진열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또 빈티지 열풍에 힘 입어 옛날에 어머니가 짜준 듯한 니트 케이프(소매가 없는 망토)와 칠부 소매를 단 길이가 짧은 니트 가디건도 유행의 물결을 타고 있다.
서울 동대문 시장에서는 젊은 디자이너들이 만든 니트 가방부터 브로치나 코르사지(꽃 모양의 브로치), 심지어 니트 부츠까지 판매되고 있으니 이번 가을, 겨울에 니트를 무시했다간 큰 코 다칠 일이다.
그렇다면 유행에 맞게 니트를 입는 방법은 뭘까? 우선 두꺼운 소재의 니트에는 오히려 얇고 섬세한 레이스나 시폰으로 만든 블라우스나 스커트를 맞추면 매우 로맨틱하고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여기에 약간 헐렁한 부츠를 신어주거나 스커트 밑에 레깅스(발목까지 오는 일명 쫄바지)를 입고 납작한 발레 구두를 신으면 좋을 것이다. 헐렁한 니트 카디건이나 길이가 긴 코트풍의 카디건에 얇게 짜여 진 니트 목도리를 같이 해주면 매우 우아하고 부드러운 스타일로 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서은영/스타일리스트
<< 온라인미디어의 새로운 시작. 인터넷한겨레가 바꿔갑니다. >>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출처-[한겨레 2005-10-20 14:39]
'♡피나얀™♡【패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펌] 아니∼벌써?성급한 외출…철 이른 부츠,거리 활보 (0) | 2005.10.23 |
---|---|
[펌] 짝퉁은 싫어! 끝물은 안돼! 그럼 무슨 Bag을 사라고? (0) | 2005.10.23 |
[펌] [할로윈데이 등 줄잇는 파티] 이렇게 입으세요 (0) | 2005.10.23 |
[펌] [거리패션] 빅토리안 스타일 (0) | 2005.10.23 |
[펌] 올 가을 멋쟁이 여성의 유행은? (0) | 2005.1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