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패션】

[펌] 영화 의상 곁눈질로 유행 따라잡는 ‘센스’

피나얀 2005. 10. 23. 21:07

                             

 

 

 


[한겨레]

여름에만 해도 사탕처럼 화려한 색상을 입어야 한다고들 난리였는데, 이번 가을, 겨울엔 검정색이 유행이라고 한다. 언제나 계절이 바뀔 때 한동안 고심한다. 이번 가을에는 어떤 스타일로 옷을 입어야 하나.

매년 담그는 김치도 재료를 약간씩만 바꿔주면 다른 맛을 낼 수 있듯 옷도 그렇다. 약간의 센스만 있으면 계절이 돌아올 때마다 굳이 새 옷을 사지 않아도 새로운 스타일을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약간의 투자로 가지고 있던 옷을 새롭게 연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번에는 치마 밑에 스타킹 대신 무릎까지 오는 양말이나 레깅스(일명 ‘쫄바지’라 불리는 저지 소재의 몸에 붙는 바지)를 사서 입어 본다거나, 굵은 벨트나 혹은 폭이 넓은 벨벳 소재의 리본을 사서 윗옷이나 원피스 허리 위에 묶어 보는 것이다. 진정한 패션은 ‘사치’가 아니라 ‘생활의 즐거움’이다.

 

매번 계절이 돌아 올 때마다 패션 책을 사서 들춰 볼 수도 없는 일이다. 이럴 때는 영화에서 가장 좋은 패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새로 개봉되는 영화도 많이 있지만 지나간 고전 영화가 더욱 신선하고 재미있을 때가 자주 있다.

세계 유명 디자이너들을 비롯해 패션과 관련된 일을 한다는 사람들이 주로 영감을 얻는 원산지는 바로 흘러간 옛 영화들이다. 영화를 보면 디자이너들의 의도를 알 수 있기도 하고, 새로운 유행의 흐름도 대충 익힐 수 있다.

 

이번 가을, 겨울에는 클래식하고 로맨틱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소재 또한 여성스러움을 가장 잘 나타내는 레이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유행을 어떻게 실생활에 연출할 수 있을까.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이창>과 <현기증>에서 클래식하고 여성스러운 의상을 볼 수 있다. 사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는 패션 디자이너에겐 교과서와 같은 존재이다. 작품성과 함께 워낙 미술과 의상에도 조예가 깊었던 감독 덕을 후세의 많은 디자이너들이 두고두고 보고 있다.

 

더 도시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다면 영화 <벨 드 주르>의 카트린느 드뇌브의 의상이나 <졸업>에서 앤 밴크로포트가 선보였던 옷, <보니 앤드 클라이드>의 페이 더너웨이의 의상을 보아도 좋을 것이다.

특히 페이 더너웨이의 스타일은 유행에 상관없이 패션 센스를 높이기에 좋은 교과서이다.

 

로맨틱하면서도 복고적인 감성을 얻고 싶다면 <북회귀선>이나 <엠마>가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속 의상들은 레이스와 액세서리에 대한 센스가 샘솟 듯이 넘친다.

너무 오래된 영화가 지루하거나 찾기 힘들 때에는 멀리 가지 않아도 좋다. 뉴욕의 아름다운 가을을 배경으로 한 <뉴욕의 가을>에서 위노나 라이더는 사랑스럽고 개성있게 입어 냈다.

이번 가을, 겨울 한 두 편의 영화 감상으로 힘들지 않게 유행을 따라 잡아 보면 어떨까.

 

서은영/스타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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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겨레 2005-10-13 1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