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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 스크랩】<파랑주의보> 송혜교 -첫사랑을 생각나게 하는 배우

피나얀 2005. 11. 28. 19:18

 


 

 


무슨 일이든지 첫 단추가 중요한 법이다. 배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가을동화> <호텔리어> <수호천사> <올인> <햇빛 쏟아지다> <풀하우스> 등 지난 10년 동안 드라마에서 단단한 토양을 쌓아온 송혜교가 처음으로 영화를 찍었다.

 

스크린 데뷔작을 서정적인 작품으로 장식하고 싶어 밀려드는 시나리오 속에서 <파랑주의보>를 선택한 송혜교는 초심으로 돌아가 적극적으로 연기에 임했다. "<파랑주의보>의 촬영 시기가 저의 드라마 첫 주연작인 <가을동화>와 같았어요. 그래서 촬영하면서 그 때 생각이 많이 났어요.”

 

브라운관의 인기를 뒤를 하고 대형 스크린으로 외출을 떠난 송혜교. 그녀는 <파랑주의보>에서 슬픈 사랑조차 추억으로 만들어 버리는 연기를 펼친다. <파랑주의보>에서 송혜교가 연기한 수은은 너무나 맑고 깨끗한 첫사랑의 이미지와 마음 깊이 통하는 오랜 친구의 이미지를 동시에 지낸 캐릭터다.

 

 “수은 역을 하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부터 원작 영화와 연계하려 하지 않았어요. 원작은 배제한 채 <파랑주의보>만 생각하고 연기했어요.”

 

서로 사랑하지만 하늘이 정해준 시계 바늘이 다가오면 어쩔 수 없이 이별을 고해야 하는 연인들. <파랑주의보>에서 사랑하지만 이별하는 두 주인공 송혜교와 차태현은 현장에서 전윤수 감독과 끝없는 대화를 나누었다고 회상했다. “준비를 굉장히 철저히 하세요.

 

‘이 정도는 관객들이 넘어갈 줄 거야. 영화니까’ 그런데 전윤수 감독님은 그런 부분을 용납 안 하세요, 굉장히 큰 장점이죠.”

아직 송혜교는 무리한 변신을 시도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자신의 내면을 조금씩 드러내 보이며 자신의 영역을 아주 천천히 어느 누구보다 확실히 넓혀나간다.

 

“이제 첫 영화를 시작했고 변신은 제 이미지를 확실히 만든 후에 천천히 해도 늦지 않을 것 같아요. 한꺼번에 크게 변신하기 보다는 제 나이에 맞게 조금씩 변화하고 싶어요.”

 

송혜교는 자신을 청순가련형이라는 획일화된 틀 속에 가두려는 시도들을 거부한다. 그래서 자신이 거쳐왔던 각각의 캐릭터들이 각기 다른 특성과 의지를 지닌 인물들이며 좀 더 적극적인 캐릭터로 이행하는 과정에 놓여 있다고 말한다. 그녀의 이미지는 강하게 어딘가에 고정된 듯 하지만 어느 순간에 전혀 다른 곳에서 매력을 발한다.

 


 

<파랑주의보>에서 송혜교는 다시 한번 사랑의 열병에 빠져서 마지막 남은 숨결을 아낌없이 토해냈다. 비련의 여주인공 수은, <파랑주의보>에서 송혜교는 그간 자신이 장기를 발휘했던 이미지의 극대치를 보여준다.

 

자칫 뻔한 로맨스 영화가 될 뻔했던 <파랑주의보>의 스토리는 ‘수은’의 존재로 인해 더욱 넓고 깊어진 로맨스를 선사한다. 자신의 모습이 스크린에 비쳤을 때 기분이 어떨지 아직 상상이 안 된다고 말하는 송혜교의 목소리에는 긴장인지 모를 미묘한 떨림이 들어있었다

 

송혜교의 단아한 얼굴은 첫사랑을 떠오르게 한다. 그러나 그녀가 지금까지 펼쳐온 연기를 보면 첫 눈에 들어오는 그 이미지가 송혜교가 가진 전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녀에게는 언뜻 연약해 보이면서도 자기 목소리를 뚜렷하게 낼 수 있는 다부짐이 있고, 누구보다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보인다. 그녀에게서 주로 느껴졌던 쿨하고 세련된 매력은 <파랑주의보>에서 보다 따뜻하고 포근한 색깔로 덧입혀진다.

 

배우로서 송혜교는 완벽할 정도의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지극히 순수하면서도 완벽한 기질에서 우러나오는 것 같다. 그녀는 배우로서 천부적인 끼와 재능을 타고 났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도 없어 보이던 여자가 카메라 앞에만 서면 신들린 요정이 되는 것이다.

 

사랑의 아픔과 축복을 받아들일 준비를 마친 송혜교는 카메라 앞에서 수은이 되어갔다. 얼굴을 붉히며 웃는 그녀의 모습은 첫사랑에 빠져 어찌할 줄 몰라 하는 서툴고 소중한 사랑의 감정에 우리를 들뜨게 했다.

 


 

송혜교가 ‘수은’ 역으로 결정되었을 때 이미 그녀는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었다. <파랑주의보>를 시원한 느낌을 주는 영화라고 소개한 송혜교는 이 외의 영화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나 에피소드는 생략하려고 노력했다.

 

대신 함께 호흡을 맞춘 차태현에 대해서는 "너무 편하게 잘 대해줘서 이번 영화가 잘될 것 같아요"라며 칭찬을 아까지 않았다. 송혜교를 스타덤에 올려놓은 드라마 <가을동화>와 그녀의 스크린 데뷔작 <파랑주의보>의 주제가 첫사랑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기에 대화의 주제가 자연스럽게 첫사랑으로 옮아갔다. “저희 영화를 보시고 첫사랑의 상대가 떠올랐으면 좋겠어요.”

 

송혜교는 주위를 밝게 만든다. 송혜교는 예쁘지만 공주스럽지 않다. “정말 즐거운 촬영이었어요. 차태현 씨와 호흡도 잘 맞았고요” 하물며 촬영을 세팅하는 지루한 시간마저도 즐거운 기억으로 남았을 정도다.

 

"아무 것도 모르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죠.(웃음) 영화 쪽 일은 처음이라 떨리거나 긴장되지는 않았어요. 아마 두 번째, 세 번째 영화 때는 부담감이 생기겠지만 지금은 그저 행복해요.” 그 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자기 안의 또 다른 연기를 꺼내 보이는 시간이었으니 그녀가 가졌다는 기대와 설레임이 어떤 것인지 십분 이해가 된다.

 

송혜교는 순정만화 주인공 같은 눈동자와 조그만 얼굴을 가졌지만 보통의 미녀 스타와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그녀는 어떤 역할이 주어져도 언제나 거뜬히 소화해내는 완벽함을 겸비한 배우이다.

 

데뷔이래 줄곧 TV 드라마에 출연해 온 그녀는 "영화는 한 컷 한 컷에 들이는 시간이 길어서 여유도 많고 감정 몰입도 잘 돼요. 드라마에서 하루 종일 그날 방송분을 찍는다면 영화는 하루에 한 컷을 찍어요, 그래서 좀 더 대사에 감정을 실을 수 있어요"라고 두 매체간의 차이를 비교한다. 또박또박 이야기하는 동안 그녀의 까만 눈동자가 물가의 조약돌처럼 반짝였다.

 

예민하게 배역을 향해 자신을 열어두고, 영화 속의 인물이 건네는 말을 눈빛의 언어로 전하는 배우 송혜교. 아직 영화배우로서 송혜교는 흥행력이 검증되지 않았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단숨에 시청자를 포로로 만들어 버렸던 그 통통 튀는 활력을 기억한다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도 좋을 듯 하다.

 


출처-[맥스무비 2005-11-28 1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