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문일식 기자] <신라의 달밤>이라는 영화가 떠오릅니다.
수학여행을 온 고등학생이 벌이는 패싸움에서 시작되는 이 영화는 누구나 한번쯤 가봤고, 한 장의 사진쯤은 가지고 있을 법한 바로 신라 천년의
도시인 경주입니다. 제주도나 울릉도 일주, 남도답사, 경주여행 등은 여행하는 사람들의 빠질 수 없는 메뉴일 겁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저도 작년 잠시 들렀던 것을 빼면 생애 두 번째 찾은 경주였습니다. 3일간의 빡빡한 일정 속에서 얻은 것은 이제 일차적으로 많이 보았으니 다음부터는 제대로 봐야겠다는 것입니다. 즉 이번 여행에서는 경주를 다시 찾아가기 위한 초석을 마련한 시간이었던 것입니다. 수많은 경주의 문화유적 중 그래도 꼭 가봐야 할 10곳을 골라봤습니다.
모두 도굴꾼들이 사리장치를 도굴하기 위해 폭약으로 폭파한 것을 수습하여 쌓아놓은 것입니다. 탑의 기단에는 불법을 수호하는 인왕상이 각 면마다 새겨져 있는데, 사악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불법을 해치려 왔는데도 그냥 멍하니 바라만 보았던 것일까요, 인왕상의 매서운 두 눈에는 아직도 그 때의 안타까운 기억이 새겨져 있는 듯 보였습니다.
한편 석불대좌의 주인은 현재 국립 경주박물관 야외에 흉물스럽게 남아있는데 폭약으로 깨진 상처를 시멘트로 발라 놓아 더욱 더 씁쓸하기만 합니다.
우리나라의 무인상이면 투구를 쓰고 칼을 단정히 모아 배 아래쪽에 두는 것이 일반적인데, 괘릉의 무인상은 서역인 인데다 전반적인 모습이 불량스러워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신체 비례는 다비드 정도는 아니지만 정도껏 유연한 곡선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주먹이 너무 커서 맞으면 아프겠다 싶었습니다.
네 번째는 서남산 탑골에 위치한 보물 201호 마애조상군입니다. 남산은 그야말로 신라인들의 불국정토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만큼 조성된 석불이나 마애불이 남산 곳곳에 만들어지고 새겨진 것입니다.
재미있게 본 것은 나무아래서 수도하고 있는 수도승의 그림인데 앉아있는 스님의 모습도 재밌거니와 나무 또한 열대우림에서나 볼 수 있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어 이채롭습니다.
머리부분이 일부 파괴되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완전해 보입니다. 몸의 각선미와 함께 몸을 감싸고 있는 의상의 선 처리 또한 부드럽고 단아해 보였습니다. 전체적으로 아라비아의 공주를 연상케 했는데, 살포시 가린 얼굴사이로 반짝이는 아름다운 눈빛도 보일 듯하고, 유혹적인 아라비안 춤을 출 것만 같았습니다.
지난해 석물의 부재들이 끝없이 펼쳐져 있는 이곳에서 느꼈던 감정들이 되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기 직전, 마지막으로 발산하는 강렬한 햇살의 잔상이 남아있을 때 잔디밭에 널려 있는 석물들이 그 잔잔한 햇빛을 받던 그 애잔한 시간들…. 불교가 융성했던 시절을 대변하는 제 모습을 잃은 석물들은 그 영화로운 시간을 다시 돌려받고 싶은 듯 보였습니다. 덧붙이는 글 3일간의 경주 여행일정입니다. 이견대→문무대왕릉→감은사지→장항리사지→석굴암→구정동 방형분→영지,영지석불→괘릉→통일전→서출지→남산리 쌍 3층석탑→보리사 석불좌상→탑골마애조상군→감실부처→국립 경주박물관→일박 반월성→석빙고→계림→내물왕릉→경주향교→첨성대→노서동노동동 고분군→대릉원→오릉→나정→양산재→남간사지 당간지주→포석정→삼릉→배리삼존석불입상→분황사→황룡사지→미탄사지 3층석탑→황복사지 3층석탑→임해전지(안압지)→일박 불국사→신문왕릉→사천왕사지→선덕여왕릉→능지탑→보문사지→진평왕릉→태종무열왕릉→서악동고분군→김유신장군묘→상경 - ⓒ 2005 오마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출처-2005년 12월 6일(화) 10:07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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