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패션】

이번 겨울 모피가 젊어졌다

피나얀 2005. 12. 27. 22:45

 


 

 

 


[한겨레]

 

미국의 오스카 드 라 렌타라는 디자이너의 컬렉션에는 유명인들이 많이 온다. 한국의 앙드레 김과 같은 존재로, 배우부터 시작해서 정계와 재계의 유명 인사들이 오스카 드 라 렌타의 쇼에 어김없이 모습을 나타낸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동물 애호가 협회에서 나오는 극렬 모피 반대 시위대도 모습을 드러낸다. 매카트니의 딸인 스텔라 매카트니 또한 어머니의 뒤를 이어 모피 사용을 반대하는 디자이너 중의 하나이다.

 

영화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에서 마릴린 몬로는 다이아몬드와 빨간 드레스, 그리고 모피를 두르고 화려하게 나타난다. 모피는 사람을 화려하고, 부유하게 보이는 가장 확실한 패션 소품일 것이다.

 

영화 <로열 테넌바움>에서도 기네스 팰트로는 라코스테의 테니스 원피스 위에 시종일관 밍크코트를 입고 있다. 모피 하나만으로 분위기는 사뭇 달라진다. 호박 마차에서 화려한 마차로 변하는 순간과 비슷하다. 그래서 많은 여성들이 모피를 좋아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번 2005 가을/ 겨울 패션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소품 중에 하나가 바로 이 모피다.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여성적이고, 복고적인 분위기를 타고 다양한 디자인의 모피가 선보이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밍크와 여우 털은 여러가지 색을 띈다. 흰색이나 연회색 빛의 사파이어 밍크, 짙은 회색의 블루 아이리스 밍크, 밤색의 데미 브라운 밍크가 있다. 밍크는 고급스러우면서도 단아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화려하면서도 섹시하게 보이는 것은 단연 여우 털일 것이다.

 

여우 털에는 황금빛의 레드 폭스(전혀 빨갛지 않다), 마릴린 몬로가 빨간 드레스와 함께 착용했던 눈처럼 하얀 화이트 폭스, 세련된 감각의 은빛 실버 폭스 등으로 나뉜다.

 

이 외에도 캐주얼하고 싼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너구리 털인 라쿤, 귀엽고 가볍게 입을 수 있는 토끼털, 섹시하고 세련되게 연출 할 수 있는 레오파드 패턴의 표범이나 호피 털, 그리고 어린 새끼 송아지의 털을 사용하는 송치에 이르기 까지 정말 다양한 종류의 모피가 있다.

 

잔인하지만 좀 더 자세하게 얘기하자면 송치나 아스트라칸의 경우에는 태어나기 전이거나, 혹은 생후 얼마 되지 않은 것 일수록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간다. 사실 공급에 한계가 있어 이제는 어린 송아지의 가죽을 사용하고 있는데, 최고급 구두 브랜드인 마놀로 블라닉(<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가 미쳐 있는 바로 그 브랜드)이나 발렌티노 같은 최고급 브랜드에서는 최고급의 송치를 쓰고 있다.

 

특히 이번 겨울에 선보이고 있는 모피는 매우 젊어졌다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모피하면 엄마들이 즐겨 입는 스타일로, 길고, 박스형으로 내려오는 스타일을 떠올릴 것이다. 정말 이 모피를 입게 되면 계모임에 참석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충동이 든다.

 

그러나 이번에는 볼레로 스타일로 짧거나, 케이프(망토) 스타일, 또는 몸배를 드러내는 디자인이 많이 나왔다. 특히 밍크나 여우보다는 양털 모피가 두드러지게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짧은 단모(短毛)에 라면처럼 꼬불거리는 털인 카라쿨(Karakul)이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의 마음을 흔들었나 보다. 미우치아 프라다는 프라다 라인에서 복고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을 보여주었고, 미우미우에서는 보라색 등으로 염색해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연출하기도 했다.

 

 

서은영/스타일리스트

<< 온라인미디어의 새로운 시작. 인터넷한겨레가 바꿔갑니다. >>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출처-[한겨레 2005-12-22 1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