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패션】

주눅들지 말고 ‘제멋대로’ 입어라

피나얀 2006. 1. 5. 22:00

 


 

 

 


[한겨레]

 

모래알 같은 시간들이 정신없이 흘러 어느새 2006년이다. 지난해 지속적인 불황과 어두운 현실 속에서 디자이너들이 꺼내 놓은 열쇠는 바로 여성스럽고 로맨틱한 스타일이었다. 이 유행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마치 배우 그레이스 켈리가 살아 돌아온 것 같은 1960년대의 클래식한 스타일이 유행하기 시작하며 폭이 넓은 치마가 등장했다. 폭이 넓은 치마는 러시아 등 이국적 분위기 열풍과 함께 같이 찾아온 것이다. 분홍, 연두, 하늘색 등 사탕 같은 색깔들은 층층으로 된 폭넓은 스커트를 더욱 사랑스럽게 만들어 주었다.

 

또 영화 <올리버 트위스트>를 떠오르게 하는 크롭트 바지(무릎 밑 길이 바지)와 미니 스커트가 유행을 탔다. 여성스러운 유행과 함께 소년, 소녀 스타일이 같이 열풍을 일으킨 것이다. 여름에는 ‘에스파드류’라는 이름의 짚으로 만들어진 샌들이 인기를 끌며 너나 할 것 없이 지중해풍의 분위기를 즐겼다. 이 에스파드류는 보통 운동화에나 쓸 것 같은 면 소재로 만들어지는데 길이가 긴 폭넓은 치마와 함께 많은 여성들이 사랑했던 소품이기도 하다.

 

이런 유행과 함께 한국 패션계에서 눈에 띄었던 것은 바로 ‘멀티숍’이었다. 이제부터 브랜드나 백화점이 아닌 멀티숍이 새로운 형태의 쇼핑 문화를 만들어 내는 것을 암시하듯이 많은 곳에서 생겨났다. 심지어 롯데 등 각 백화점 안에도 멀티숍이 만들어져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삶의 방식(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하며 새로운 유통 형태를 띠고 있는 멀티숍은 이른바 패션 거리인 서울 청담동과 압구정동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다양한 문화와 스타일을 즐기게 됐다.

 

여성스럽고 세련된 스타일이 유행하고, 쇼핑 문화도 바뀌면서 배우나 가수들의 스타일도 대담해지기 시작했다. 시상식장에 등장하는 연예인들의 패션도 과감해졌다. 특히 요가와 웰빙 열풍을 타고 아름다운 몸매를 도드라지게 보여주는 화려한 의상이 눈에 띄었다. 가수들의 옷은 더 화려해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지만, 자신의 개성을 살리기 보다는 외국 가수들의 의상을 그대로 모방한 것은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모든 것은 돌고 도는 것인지 마돈나는 다시 1970년대 의상을 입고, ‘아바’의 노래를 불러 화려하게 부활했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서 배우 이영애는 “너나 잘 하세요”라는 대사와 함께 선글라스와 기하학적인 프린트의 원피스, 트렌치코트 등을 선보이며 변신에 성공했다.

 

유행을 민감하게 좇을 필요는 없다. 패션이란 자신의 이미지를 나타낼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다. 적절한 패션 센스와 유행에 대한 정보만 알고 있다면 언제나 당당할 수 있다. 올해엔 패션이라는 말에 주눅 들지 말고 자신의 감각을 믿어보자.

 

 

서은영/스타일리스트 << 온라인미디어의 새로운 시작. 인터넷한겨레가 바꿔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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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겨레 2006-01-05 1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