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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 스크랩】 월수가500아니라1000이넘어도애낳기싫은이유

피나얀 2006. 1. 18. 23:06

 


 

 

저는 29세의 미혼여성입니다.
올 3월에 결혼을 앞두고 있구요,남편될사람은 32세의 공무원입니다.

결혼을 앞두고 신랑될사람과 결혼해서 '자녀를 몇명이나 낳을까?'하는 문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됩니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러하듯 저희 신랑도 '둘은 낳아야지 안 외롭지~'하면서 둘 낳자고 말합니다.
연애 초기에는 심지어 둘 안 낳을거면 결혼도 안하겠다는 협박도 하더군요.

그러나 저는 애를 '둘'이나 낳을 생각은 정말 추호도 없습니다.

요즘 저출산의 원인을 여러가지 들고 있지만 20대여성으로서 제가 느끼는 저출산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솔직히 까발리고자 합니다.
(게시판에서 네티즌의 돌 맞을 각오하고 씁니다. 하지만 저와 비슷한 생각하시는 분들 많을겁니다.)

제가 신랑하고 결혼하면 둘이 합쳐 월수가 500만원정도됩니다.
제가 한 220정도고 신랑이 280정도됩니다.(5급 6호봉입니다.)
월수 500이면 상당히 큰 액수입니다.하지만 30대 초중반의 맞벌이 부부중에 이정도 받으시는 분들 꽤 되시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앞서 제목에도 썼듯이 저는 월수 500이 아니라 월수가 1000만원이 되어도 아니 매달 1억원을 넘어도 아이를 많이 낳을 생각이 없습니다.

왜냐구요.

첫째, 애를 낳고 나면 1년정도 휴직하게 됩니다. 30대초반의 가임기간 1년과 육아휴직기간 1년은 직장인에게 큰 리스크로 다가옵니다. 직장에서 본격적인 기틀을 잡는기간이 입사 5-6년차인데(중간관리자로서) 이때 애를 낳는라 1년이 지난후 회사로 복직한다면 저는 거의 사원2-3년차의 업무 숙련도로 떨어질것입니다. 하물며 애 하나도 그런데 애를 둘이나 낳고오면 30대 초중반까지는 남자직원보다 업무면에서 한참 떨어지게 됩니다.그러다가 명퇴 당하겠죠.....

둘째, 아이에게 많이 들어가는 양육비와 시간때문입니다. 그리고 많은 기회비용까지요,월수로 500이나 받는데 그깟 양육비가 대수냐고 하실수도 있지만요,하지만 저는 양육비 아깝습니다. 그리고 그 비용과 시간 저 자신한테 쓰고 싶습니다.

저희 고등학교 때 한친구가 있었습니다. 무척 이쁘고 저희학교 문과에서 언제나 1등을 차지했던 친구입니다. 서울대 졸업후 은행 다니고 있구요,이른 나이에 결혼(26세)해 아들 한명을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 나이 차이가 좀 나는 분과 결혼(8살)해서 아이를 금방 낳았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아직 결혼도 안했는데 이 친구 아들이 벌써 3살이에요.
결혼할때 신랑분이 좀 기반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둘이 전세금부터 모아서 시작해야했죠, 둘이 맞벌이해서 전세금 모으고,아기키우고 그러고 사는데

자기 위해서는 정말 쓰는게 없더군요.그 친구 우스개 소리로 '아들이 한우 먹으면 남편은 호주산 먹고 자기는 삼겹살 먹는다구요.'
그러면서 아기 교재 40만원하는거 정말 사고 싶다고, 근데 너무 비싸서 여러번 망설여진다고요. 주위에서 이것저것 시키는거보면 자기도 다 해주고 싶다구요.

자기는 웃자고 하는 소리인데,저는 참 가슴이 아프더군요.서울대 졸업할때도 단대 최우등 졸업에 교수들이 학교에 다시 돌아오라고 할 정도였는데,결혼하고 애 낳고 사느라 그 빛나던 총명함과 재능을 발하지 못하는거 같아서요.
그 총명함과 재능이 결혼과 육아앞에 사그라들더군요.

셋째, 설령 애를 낳는다 쳐도 그 아이를 어느정도까지 제대로 키울 능력이 있는가하고 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제가 올해 결혼해 내년에 낳는다고 쳐도 제 나이 30살 남편나이 33살. 25살까지 키워내기에도 왠지 빠듯합니다.
그때 저와 제 남편이 직장에서 짤리면 어디 파출부, 경비라도 해서 애들 뒷바라지를 해야할 것같은 그 압박감. 전문대학원 간다,고시공부한다고 그러면 그걸또 외면할 수 없을겁니다.

그리고 특히 아들이면 결혼할때 적어도 서울 어딘가에 변두리라도 전세값 정도는 해줘야 될 것 같은 그 부담감.

결론은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하는 반발감이 듭니다.

예전에 한 5년쯤이겠군요. 텔레비에서 싱가폴의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보도하는 다큐를 본적이 있었습니다. 거기서 어떤 싱가폴 젊은이가 인터뷰에서 이런말을 하더군요.

'저는 아이를 낳는거보다,맛있는 레스토랑에서 밥먹고 금요일밤에 파티하고 해외여행다니면서 즐겁게 살고 싶습니다.'라고요,

그 당시에 저는 그걸 보면서 '저런 싸가지 없고 이기적인 놈을 봤나'라고 생각했습니다.그런데 그 젊은이의 모습이 바로 지금의 저더군요.

'아이보다는 바로 내 인생에 집중해서 살고 싶은것.'

이것이 교육비니 집값이니 하는 다른 구구한 이유보다도 더 솔직한 저출산의 이유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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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입니다.
역시 여기저기서 돌이 날라오는군요(퍽 퍽~)
예상했던 결과이므로 크게 개의치는 않겠습니다.생각보다 반응이 아주 뜨거워
자다 말고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지금 제 남친과 이 글에서 예로 들었던 친구에게도 전화가 오는군요.
당장 삭제하라는.....(OTL 미안하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제가 이 글을 올린 진짜 이유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며칠 전 정부에서 한 해 정부예산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30조원을 '저출산'대책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이게 어떻게 충당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이 대책에 대해 드리고 싶은 말은 무엇이냐 하면 예산이 30조원이 아니라 100조원이 넘어도 지금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젊은이들이 많다면,출산율은 크게 올라가지 않을것이라는 점입니다.

한 마디로 돈은 돈대로 쓰고 실효성은 실효성대로 없는 그런 정책이 될것입니다.

밑에 리플다신 분들 중에 많은 분이 이런 생각은 '싸가지 없는 너'만의 생각이다. 이런 말들이 많은데요.

과연 그럴까요?

평일에 청담동이나 강남에 음식점 가보셨습니까? 좀 유명하다 싶은데는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겨우 자리가 납니다.
주말에 강원도 스키장 보통 10만인파입니다.
해외여행적자 매년 사상최대 적자입니다.
요즘 직장인들 중에 명품 가방 구두 한 두개쯤은 아마 가지고 있을겁니다.

우리 젊은이들 이제 스스로를 즐길 줄 알고 좋은게 뭔지 압니다.

이게 무슨 소리냐 하면 이제 남을 위해 '희생'은 없단 말입니다. 그리고 세상의 중심은 내가 되었단 말씀입니다.

저출산 본질의 이유는 바로 이것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출산장려금 얼마에 임대아파트 우선권 이런 것들로 출산율을 높이려고 합니다.그러니까 정부는 우리 국민들이 원래 애를 낳고 싶어하는데 경제적 여건때문에 애를 못낳고 있는거고 여건만 되면 애를 둘이건 셋이건 쑴풍쑴풍 낳아 줄것이다 라고 믿고 그런식으로 정책을 진행하려는 것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지금 이렇게 비판하는 저또한 이 문제에 대해 뾰족한 해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이렇게 접근하는데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는 것을 통감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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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안녕하세요. 저 이글의 원문을 쓴 사람입니다.
하루 업무를 대충 마치고 들어와 봤는데 정말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저 아고라에 글 올리는 것이 처음인데 대략 하루사이에 제 글을 24만명이나 읽고 가신것이 정말 신기합니다.(정말 인터넷이란 것이 무섭긴 무섭군요.)
-강력한 스크롤의 압박-
그리고 이 '저출산'문제에 대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도 상상이상 이었구요.

제가 밑에 달린 댓글을 다 읽어본것은 아니지만, 대략 40%가 원색적인 비난의 글
40%가 '그러면 안되지~'류의 비판성 글 또 20%가 제 의견에 어느정도 동조의 글인듯 싶었습니다.제가 이 글을 쓸때 여러분께 가슴 저미는 훈훈한 덕담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생각보다도 글로만 쓰신다고 막말하시는 분들도(ex:무슨년,무슨년 그럴거면 혼자 살아라. 너 조만간 곧 이혼한다 등등) 꽤 계시더군요.

그 이야기는 접어두고, 본론으로 넘어와서 댓글에 보면 출산에 대해 굉장히 긍정적인 분들이 많으셨습니다. 정말 가족과 국가를 생각하는 애국자도 많이 계시구요(절대 비아냥 거림 아닙니다.)

그런데 왜 현실은 이 댓글과는 사뭇다르게 흘러갈까요? 2004년 합계출산율 1.16명.10쌍 중에 한쌍만이 두 명이상 낳는다는 뜻인데 이 게시판의 글을 보면 적어도 합계출산율 1.8-9명에는 이르러야 정상이 아닐까요?
(그리고 30대 초중반 분 중에 제 주위에도 3명의 자녀를 가지신 분은 정말 딱 한번 보았고 솔직히 2명 낫는분도 드뭅니다.)

저도 아이 가지고 싶습니다. 신랑될 사람과 똑닮은 분신같은 아이보면 저 스스로도 굉장히 뿌듯할 거 같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2명 3명 낳기는 싫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제가 이생에서 누릴 수 있는 다른 여러가지 즐거움(학업,운동,취미활동)과 바꾼채 한편으로는 아파트 대출금에 한편으로는 아이들 양육비며 학원비에 허덕이며 살게 될거 같아서입니다.

만약 댓글을 쓰신 분 중에 '니가 한말은 씨알도 안 먹히는 이기적인 헛소리고,여건만 된다면 애는 많이 날수록 당연히 좋은 것이다(개인이나 국가모두에게)'라고 주장하시는데 정작 본인은 지금당장의 여러가지 피치못할 사정으로 '애가 한명이다'라고 한다면 본인은 자가당착의 오류하신겁니다.

그것은 본인은 어떤 '희생'을 치르고도 애를 많이 낳을 준비는 안되있는겁니다.

전세집 전전하면 어떻습니까? 사철내내 같은 와이셔츠입고 외식좀 자주 못하면 어떻습니까? 이 모든 즐거움과 바꾼 소중한 내 여러 아이들이 있는데요.

여기서 제가 이 게시판에 이 글을 올린 뜻을 다시한번 밝혀 보고자 합니다.

'저출산' 지금 이 현안은 출산환경이 애를 낳기에 너무나 열악해서 빚어지는 문제가 아닙니다. 아마 예전 같았으면(저희 부모님 같았으면) 저희 월급에 3도 4도 문제없이 키웠겠죠.
그러나 그럴려면 개개인의 원하는 바를 조금씩 줄여나가야 합니다.그리고 지금 현재의 문제는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하면서까지 애를 많이 낳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거구요.
(만약 힘들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일하시며 여러자녀 키우시는 분이 있다면 죄송합니다.)

차라리 다수의 생각이 이렇다면(저출산이 대세라면) 아예 그런 가정하에 판을 다시 짜보자는 것입니다.

30조의 세금 쏟아부어 엄한데 쓰지 말고(어차피 우리 월급에서 나가는 돈입니다),사람들에게 출산이란 것이 정말 절실하게 필요하다라는 인식을 하게 만들던지

아니면,차라리 지금 당장 복지혜택이 필요한 사람에게 사용하고 장기적으로 노령화되는 인구에 초점을 맞추는 방안 쪽으로 가던지 말이죠.

여러말 속삭포처럼 쏟아냈는데요.그래도 대강 제 생각은 정리가 된거같네요.

톡 까놓고 이야기해봅시다. 아이 적게 낳는 사람들 무조건 이기적이다며 매국노 취급하지 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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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다음 아고라게시판 yowha님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