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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라 부르지 마라”

피나얀 2006. 1. 27. 22:00

 


 

 

 

팔찌·귀고리에 피부관리… 중년남성 대변신
패션 청바지 고객 80%가 40~50대
“외모 경쟁시대 명퇴 예방책” 분석도

 

[조선일보 손정미, 김승범 기자]

지난해 11월부터 매일 2시간 에어로빅을 하면서 저녁밥은 먹지 않는다. 그는 “살이 찌니까 허리가 잘록하게 들어가는 옷을 입지 못한다”면서 살빼기에 들어간 이유를 말했다.


 

지난달 23일 오전 11시 서울 압구정동 차앤박피부과. 이곳에서 박진규(46·사업)씨는 얼굴에 화학 약물을 발라 각질을 제거하는 시술을 받았다. 그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피부과에 들러 마사지를 받는다”면서 “비즈니스를 하면서 젊어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꾸며진 남성 청바지 편집매장인 루키블루. 처음엔 타깃을 20~30대로 잡았지만, 지금은 매출 고객의 80%가 40~50대다. 40~50대에게 잘 팔리는 제품 중 하나인 ‘세븐진’은 엉덩이와 허벅지가 달라붙는 스타일로 “몸매 관리가 안 되면 도저히 입을 수 없는 옷”이라고 매장 관계자는 말한다.


 

흔히 ‘아저씨’로 불리는 40대와 50대 중년 남성들이 화려해지고 있다. ‘아저씨’들이 10대와 20대가 입는 ‘로 라이즈 진’(low rise jean·밑위가 짧아 바지 단추가 배꼽 아래에 오는 것)이나 꽃무늬 셔츠도 과감하게 입기 시작했다. 이들은 스킨과 로션에 만족하지 않고, 피부 관리를 위해 마스크 팩과 에센스를 하고 있다.


 

옥션의 경우 40대 이상 남성의 화장품 구매 비중이 2002년 10%에서 2005년 23%로 크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서 중년 남성들이 개성과 패션에 눈뜨기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삼성패션연구소 김정희 선임연구원은 “주5일 근무제 영향으로 캐주얼이 보편화됐다”면서 “중년 남성들이 청바지를 입어도 되는 사회 분위기가 됐다”고 말했다.


 

명예퇴직이 구체적인 ‘위협’으로 다가오면서 한 살이라도 더 젊게 보이도록 꾸민다는 시각도 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전상인 교수(사회학)는 “이제 ‘외모 자본화’가 되면서 40대 이상 남성들이 명퇴(名退)당하지 않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을 가꾸고 있다”고 풀이했다.


 

유통업체와 패션·화장품 업계는 이런 추세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LG패션은 지난해 봄 처음으로 30대와 40대를 위한 청바지를 출시했다. 첫 물량이 다 팔려나가 재생산에 들어갔고, 가을·겨울 시즌에는 물량을 두 배로 늘렸다.


 

태평양이 2004년 7월부터 내놓은 남성용 미래파 마스크 팩이 지난해 12월 말까지 65만개가 팔려, 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대백화점 무역점은 지난 2004년 아예 남성을 위한 전용화장품 매장을 만들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소득이 높아질수록 남성들의 멋 내기 욕구는 강해진다”면서 “업계에서도 소비 여력이 많은 40대와 50대 남성을 겨냥한 마케팅을 더 활발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정미기자 [ jmson.chosun.com]) (김승범기자 [ sb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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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조선일보 2006-01-27 0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