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매화·벚꽃사이 온 마을 휘감은 분홍빛 꽃바람

피나얀 2006. 4. 7. 17:04

 

 


낙안읍성 살구꽃

아침 일찍 낙안읍성 성곽에 올랐다. 야트막한 성벽이 초가집과 기와집 100여채를 아늑하게 감싸 안았다. 따스한 햇볕이 아침 안개를 걷어올리자, 읍성 곳곳이 연분홍빛으로 물들었다. 살구꽃이었다.

 

전남 순천시 낙안읍성(樂安邑城) 민속마을은 지금 살구꽃이 한창이다. 낙안읍성을 두르고 지나가는 지방도로변에도 살구꽃이 흐드러진다. 살구꽃은 벚꽃이나 매화와 구분이 쉽지 않다. 살구꽃이라고 하면 으레 분홍색으로 알지만, 실은 매화나 벚꽃처럼 분홍빛을 띈 흰색이다. 꽃 모양도 비슷하다. 매화가 조금 일찍, 그 다음이 살구, 이어 벚꽃이 핀다.

 

사진을 찍다 살구꽃이 아니면 어떡하나 불안해 낙안 주민을 붙잡고 물었다. “봄마다 이 나무에서 살구 따먹으니까 걱정 말라”고 했다. 하긴. 살구꽃이면 어떻고 매화면, 벚꽃이면 어떤가. 이렇게 예쁜데.

 

살구꽃을 보려면 서둘러야 한다. 살구꽃은 피고서 열흘이면 진다. 4일 낙안읍성 관리사무소는 “살구꽃이 슬슬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하지만 꽃은 계속 있다. 읍성 주변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고, ‘낙안배’로 유명한 지방이니 만큼 읍성을 둘러싼 배밭이 눈이 온 듯 하얗게 배꽃으로 뒤덮이는 장면을 연출할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낙안읍성은 조선시대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마을. 1983년 민속마을(사적)으로 지정돼 민가가 복원됐고, 1996년까지 성곽과 성문 등 주요 건축물이 보수·복원됐다. 성곽 높이 4m, 총길이 1410m. 천천히 걸어도 20분이면 한 바퀴 충분히 돈다. 108세대가 실제로 생활하는, 살아있는 마을이다.


아침 일찍 살구꽃을 감상할 수 있었던 건 읍성 안에서 민박했기에 가능했다. 남문과 서문 사이에 있는 민가들은 대부분 민박을 받는다. 하룻밤 3만원. 호텔 수준은 아니지만 샤워시설이 갖춰있고 방이 깨끗하다. 주말에는 몰리니 문화관광과에 미리 연락해 예약해야 안전하다. 낙안읍성 민속마을 관광안내 (061)749-3347, 3893 www.nagan.or.kr


뜨끈한 물에 몸을 담그고 싶다면 낙안온천으로 간다. 낙안읍성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금전산 중턱에 있다. 유황과 게르마늄이 많아 피로회복과 피부질환 치료 효과가 있다고 한다. 어른 5000원, 7세 이하 아동 3000원. (061)753-0035


2번 지방도로를 타고 30여분 달리면 순천시. 여기 드라마촬영장이 볼 만하다. 드라마 ‘사랑과 야망’ 촬영이 한창이다. 1960년대 순천읍내, 1970년대 서울 달동네, 1980년대 서울 변두리 번화가가 들어선 세트장 내 술집에서는 왕대포 막걸리(1잔 1000원), 파전(2000원) 등을 판다.

 

입장료 어른 3000원, 청소년 2000원, 아동 1000원. 관람 안내 가이드가 평일 1시간마다, 주말과 휴일에는 30분마다 있다. 길 찾기가 쉽지 않지만 순천시민에게 물으면 대개는 안다. 순천시 문화관광과에 전화해도 된다.


 

 


이밖에 국사(國師) 16명을 배출한 승보사찰(僧寶寺刹) 송광사, 하늘을 향해 봉긋하게 솟아오른 승선교(升仙橋)가 아름다운 선암사, 조계산도립공원, 장사갯벌체험장이 멀지 않다.

 

※순천시 문화관광과 (061)749-3328
www.suncheon.go.kr

 

 

 

 


 

(순천=글·김성윤기자)

(사진·조선영상미디어 김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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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조선일보 2006-04-06 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