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몇해 전 미국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결과 미국일반가정의 약 77%가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30분도 대화를 나누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가족 중 약 2%만이 주말에 1시간 이상을 저녁식사를 하며 가족간 유대를 돈독히 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었다.
이에 따라 가족 내 대화 단절 실태가 사회 문제로 대두 되며 가정 해체를 해결하기 위한 큰 움직임이 일어난 바 있다.
하지만 그러한 문제는 더 이상 가정 선진국만의 사정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엄부자모(嚴父滋母)라는 전통적 역할 분담은 벌써 무너진 지 오래. 가정교육이라는 말 자체가 낯선 아이들도 있다.
“엄마가 공부하라고 또 소리를 지른다. 하루 종일 학원에 있다 집에 와서 잠깐 컴퓨터를 한 것 뿐 인데 알지도 못하면서 또 잔소리다. 내가 뭐가 힘든지 뭘 하고 싶은지는 관심도 없고 묻지도 않는다. 아빠는 얼굴 보기도 힘들다. 친구들이 엄마 아빠를 욕할 때 마다 난 안 그러려고 했는데 이제는 같이 욕하고 싶다”
“내 생일이었는데 아빠랑 엄마는 친구들이랑 밥 먹으라고 돈을 줬다. 나는 생일날 가족과 함께 외식도 하고 선물도 사고 싶었는데... 하지만 맨날 우리 아빠 엄마는 돈만 준다.”
서울의 모 초등학교 학생들의 일기 중 일부이다.
최근 가정 내의 대화 부재가 사회적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심지어 가족들끼리 대화하는 시간이 하루에 채 1분도 안되는 가정이 적지 않다.
지난달 여성가족부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가구 중 1가구(21.2%)는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하루 평균 30분미만이며 3.0%는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거의 없다고 응답했다. 최소 2인 이상의 가족이 함께 저녁식사를 하는 비율도 41.4%에 불과했고 함께 저녁식사를 전혀 하지 않는 가족도 14.1%나 되었다.
얼마 전 방송된 모 시사프로그램에서는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가정들이 이미 대화가 단절된 지 3년이 넘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가족 내 대화 단절이 얼마나 심각한 위기를 불러 올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파장을 일으켰다.
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서로에 대한 원망이 가득 차 있어 더욱 큰 충격을 주었다.
이러한 가족 내의 대화 단절은 비행, 폭력, 살인 등의 각종 범죄 뿐 아니라 심지어 자살까지 모든 불행을 야기할 정도로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 더욱 심각해진 학생들의 무절제하고 버릇없는 행동이 컴퓨터와 게임, TV 등에 빠져 세상과 단절 된 원인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난 연구결과들이 끊임없이 발표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최근 전국 4.5.6학년 초등학생 4,3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 초등학생의 생활 및 문화실태 분석 연구'결과는 이러한 문제들을 반증한다.
초등학생들의 부모와 하루 평균 대화시간은 '30분 이내'가 34.5%에 불과했고 부모와 대화를 거의 하지 않는 경우도 어머니 19.8%, 아버지 30.9%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고학년으로 갈수록 더욱 심각해진다. 중·고등학생의 40.6%가 부모와의 대화시간이 전혀 없는 것으로 답했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이를 해결하려는 움직임 또한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매월 6일을 '육아데이'로 정하고 자녀를 둔 직원들의 정시 퇴근을 배려해 부모들이 자녀 보육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시간을 갖도록 노력하고 있다.
어머니 뿐 아니라 아버지들이 적극적으로 육아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해 9월 육아데이 선포이후 캠페인에 동참을 약속한 곳은 581개 직장과 310개 보육 시설 등 891곳이 참여하고 있다.
사랑의 전화 복지재단에서는 '대화 문화'를 보편화시키기 위한 범국민적 캠페인 '타임 포 티(Time For Tea) 캠페인'을 벌이기도 하며 각 지역에서는 가족지원센터도 잇따라 개설되고 있다.
대한소아정신의학회 관계자는 “자아 형성이 싹트는 시기를 가족의 보살핌 없이 지내는 아이들은 타인을 배려하거나 이해하는 마음을 배우기가 힘들다”고 설명하며 “이들은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익히지 못해 인격형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바르지 못한 인격형성은 충동적이고 폭력적인 성격으로 각종 범죄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
또 “초등학교 때의 잘못된 인격 형성은 자라면서 더욱 좋지 않은 결과를 유도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하고 “컴퓨터나 TV와 함께 보내 혼자만의 세계를 만들게 하는 것보다는 부모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대화 등의 보살핌으로 가정에서부터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화 시간이 적을수록 인터넷 등에 중독 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 뿐 아니라 가족과 대화 시간이 많은 어린이일수록 공부를 잘 하는 경향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어린이 날이 바로 앞으로 다가온 이 시점에서 가족이 무엇인지, 우리 아이에게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 등을 다시 한번 생각 해 봐야 할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제휴사/메디컬투데이(www.mdtoday.co.kr) 이예림 기자 ‘yerim@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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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쿠키뉴스 2006-05-02 09:49]'♡피나얀™♡【육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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