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St. Peter성당 |
오스트리아는 모차르트, 슈베르트, 카라얀을 배출했고, 아르누보의 대가 구스타프 클림트와 가버네이터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태어난 곳이며, 오케스트라 연주와 왈츠 무도회를 유럽 전역에 생중계하는 문화의 제국이다. 합스부르크 왕가 때부터 예술을 장려하고 수많은 예술가를 탄생시킨 오스트리아 사람들의 자존심은 오똑하고 단단하다. 하지만 그 자부심을 일순간 무너뜨리는 질문이 하나 있다. "캥거루는 어디에 있나요?"
웃기지만, 웃어넘길 일만은 아니다. 오스트리아의 기념품 가게에서는 '오스트리아에는 캥거루가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쉽게 발견 할 수 있다. 실제로 오스트리아와 오스트레일리아를 혼동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 당장 지식검색을 해 봐도 알 수 있다.
오스트리아라는 이름은 동쪽의 나라를 뜻하는 게르만어에서 왔다. 'Oesterreich'라고 쓰고 '외스터라이히'라고 읽는다. 중국이 스스로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했다면, 오스트리아는 프랑크왕국의 동쪽(Ost) 끝에 위치한 땅으로 규정됐다.
오스트리아에서 오스트레일리아를 걷어내고 나면 무엇이 남는가. 재론의 여지없이 '문화'다. 너무나 당연한 것 같지만 사실 다민족으로 구성된 오스트리아는 순수 오스트리아 혈통이 존재하지 않고, 그래서 독특하고 고유한 문화가 존재하지 않는다. 변방의 땅에는 전쟁과 혼돈이 멈추지 않았고 서로 지배하고, 지배당하는 동안 많은 문화가 유입됐다. 이웃나라 독일과 언어를 비롯해 대부분의 전통과 풍습을 공유하지만 지역별로는 의사소통이 어려울 정도로 방언이 발달했고 지역색도 강하다.
또 오스트리아인들은 문화적 역량 면에서, 다른 어느 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는 '수준'에 올라있다. 이 역량이란 오스트리아 사람들이 모두 악기 한두 개쯤은 손쉽게 연주하고, 누구나 댄서 뺨치는 왈츠 솜씨를 지녔다거나, 오페라 가사를 줄줄 외운다는 뜻이 아니다.
이들에게 문화란 그렇게 전투적인 것이 아니다. 따뜻한 햇볕을 쬐며 카페에 앉아 몇 시간씩 신문을 읽고, 담소를 즐기는 느긋한 천성이 문화의 텃밭이 되었다. 재능이란 그 재능의 우수성을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있을 때에만 꽃을 피우는 것이다. 그 식별안이 바로 오스트리아 사람들의 위대한 역량이다. 그래서 대한민국보다도 작은 이 유럽의 중립국은 전 세계 클래식 음악의 고향이자, 모든 예술가들의 성지가 되었다.
사진/김병만 기자(kimb01@yna.co.kr), 글/천소현(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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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 2006-05-10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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