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노컷뉴스 2006-06-2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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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나의 향수에 젖어 보카 주니어를 가다
디에고 마라도나.
그는 펠레와 더불어 남미 축구, 아니 세계 축구의 양대 산맥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을까? 적어도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렇다.
나는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Buenos Aires)를 가기 전부터 탱고 선율에 젖은 그 낭만 가득한 거리를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 정열적이고 열정적인 아르헨티나의 축구를 숨겨둘 수 없었다. 아르헨티나와 탱고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 듯 아르헨티와 축구 역시나 같은 사이 아닐까. 그 가운데는 바로 아르헨티나 최고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있었고 나는 그것을 확인하고자 마음이 설레기 시작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할 수 있는 것 중에 하나는 단연 탱고쇼를 보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아마도 보카 쥬니어 구장에서의 열광적인 축구 응원이 아닐까. 나는 전자와 후자 모두를 해 보려는 욕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결국은 축구는 그저 빈 경기장을 보면서, 마라도나를 아직도 사랑하는, 마라도나가 잠시 머물렀지만 영원히 '보카맨'으로 남게 된 그곳 보카를 거니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그것도 내겐 가슴 벅찬 감동이 아닐 수 없었다.
사실 나도 보카에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마라도나는 이 곳 보카쥬니어에서 활약한 시간이 채 1년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1981년 보카쥬니어에서 활약을 했지만 1982년 스페인의 FC바로셀로나로 이적을 하였고 실제 그가 했던 화려한 플레이의 대부분은 FC 바로셀로나 시절에 나타났던 것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라도나는 여전히 자신을 '보카쥬니어'에 있었던 것을 가장 큰 기쁨으로 생각한다는 것과 이곳 보카 역시 그를 영원한 보카쥬니어의 영웅으로 생각한다는 것에 이견이 없다는 것이다. 나 같은 축구 초짜도 보카에서 마라도나를 보고자, 아니 찾고자 했으니까. 곳곳에는 여전히 그를 기억하는 추억들로 가득했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보카'하면 마라도나를 먼저 생각한다는 것을.
내가 선택한 투어는 하루짜리 코스였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핑크 하우스'라고 불리우는 대통령 관저를 비롯하여 공원과 여러 곳을 돌아볼 수 있는.
그 중에 하나가 보카지구. 보카는 화려하게 페인팅 된 집들이 유명하고, 노천의 바에서 흘러나오는 탱고 선율로 유명하며-실제로 보카에서 탱고가 시작되었다- 거리 어디서든 탱고를 추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 항구 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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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실 보카의 항구는 너무나 지저분했다. 나는 그 냄새나는 항구에서 적지 않은
실망을 해야만 했지만 화려하고 아기자기했던 그 곳의 집들과 거리는 충분히 만족스러웠고 지나면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표정과 내 귀를 간지럽히던 탱고
선율에 푹 빠지고 말았다.
불행히도 내가 찾았던 평일은 안타깝게도 경기가 없었다. 그러나 불행중 다행히도 어제까지 내리던 비가 그쳐 하늘은 화창하게 개여 있었고 이 보카 구장의 끝없이 놓여진 스텐드에 앉아서 경기장을 바라 보는 것 만으로도 나는 참 행운아였다. 저 운동장에서 마라도나, 바티스투타, 메시를 볼 수 있다면...그들이 한 경기장에서 한팀으로 경기할 일이 없지만 그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마 난 기절했을지도 모르겠다. 너무 좋아서 ^^
경기장은 굉장히 넓었고 이 곳을 찾은 관광객들 또한 많았다. 빈 경기장을 보는 것도 입장료를 내야했지만 사실 감동만으로도 몇천원과 이미 바꿀 수 없다는 걸 나는 잘 알고 있었다. 투어였기 때문에 잠시 둘러볼 수 밖에 없는게 아쉬웠지만 하나라도 더 보고, 잠시라도 더 머물고 싶은 마음에 이곳 저곳을 기웃거렸고 미련을 남기고 경기장을 나섰다.
그곳에는 마라도나의 사인이 그려진 경기복을 비롯하여 많은 악세서리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기념 삼아 마라도나 사인이 든 티 셔츠 하나를 사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으나 가격도 싸지 않았고 벽에 걸어두기 보다 옷장에 박혀 있을게 너무 확연했던지라 그냥 몇번을 만지작 거리다 놓았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가면 보카 구장에서 있는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투어가 있다.워낙 아르헨티나나 남미 팬들이 열성이다 보니 경기 결과에 따라 폭행등의 불미스런 일도 있을 수 있다하여 반드시 양팀의 팀 색과는 관련이 없는 옷을 입을 것을 당부했다.
혹시라도 상대팀으로 오인하여 좋지 않을 당할 수 있으니. 그러나 투어로 참석을 할 경우 비교적 안전한 자리에서 안전하게 관람할 수 있다고 하니 이 곳에 간다면 꼭 한번 그들과 하나되어 축구에 빠져보시길.
나는 언젠가 다시 아르헨티나에 갈 것이며 그때는 꼭!! 이 보카 구장에서 경기를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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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아의 축구 사랑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브라질에 펠레가 있다면 아르헨티나엔
마라도나가 있다. 현재 그가 수 많은 스캔들과 좋지 못한 일들로 팬들에게 적지 않은 실망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아직도 그의 모습에서 축구
신동의 모습을 본다.
선수로서 유니폼은 벗었지만 그는 이번 월드컵 기간 내내 아르헨티나의 경기가 있는 날은 빠짐없이 관중석에 있었고 누구보다 정열적이고 열정적인 응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양복이 아닌 아르헨티나의 유니폼을 입고 수건을 흔들어 대며 환호하던 그의 모습에서 아직 그는 축구 선수로서의 모습이 훨씬 더, 그에겐 아르헨티나의 하늘색 줄무늬 유니폼이 그 어느 옷보다 훨씬 더 잘 어울린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언젠가 저 넓은 운동장 스탠드에 가득 찬 사람들 사이에 내가 그 중 한 자리를 차지할 꿈을 꾸며.....환호하고 꽃가루 뿌려대는 그 많은 사람들 중에 내가 한 자리를 잡고 있을 것을 꿈꾸며....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다시 아르헨티나가 화려하게 부활 하기를 꿈꾸며..
오래되고 낡았지만 그 오랜 축구 역사 만큼 진한 맛의 보카. 그곳에 다시 가고 싶다.
▣팁
웬만한 호텔과 게스트 하우스에선 투어 상품들을 다 갖추고 있습니다.시간이 된다면....가능한
일요일에 맞춰서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머물게 된다면 꼭 한번 보카 구장에서 열리는 축구를 관람해 보시길..
![](http://www.xn--910bm01bhpl.com/gnu/pinayarn/pinayarn-pinayarn.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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