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국민일보 2006-07-02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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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갈수록 짧아지고 내용에서도 의미 변질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언어 파괴와 한글 변용으로 인한 의사 소통의 장애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선생님을 ‘샘’으로,‘반가워요’를 ‘방가’로 사용하던 것은 오래전 얘기다. 아예 모음을 생략한 대화체가 유행하고 있는가 하면 10대들 사이에서만 통용되는 새로운 축약어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학부모 백모(44·여)씨는 최근 중학교 1,3학년 아들의 인터넷 채팅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ㄱㄱㅁ?’ ‘OTL’ ‘ㅅㅂㄹㅁ’ 등 도무지 의미를 알 수 없는 자음과 글자들을 주고 받으며 대화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ㄱㄱㅁ’은 ‘개그맨’이라는 단어의 자음만 사용한 것으로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어이없다’는 뜻으로 통용된다. ‘OTL’은 ‘좌절’이라는 의미다. O가 머리를,T는 팔을,L은 꿇은 다리를 의미한다. ‘ㅅㅂㄹㅁ’ 역시 비속어를 자음만 사용한 것이다.
지난해 서울 성남고 강호영 국어 교사가 한글날을 맞아 1학년 고교생 240여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및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 90개를 정리했다. 여기에는 ‘려차(영어 욕설·fuck이라는 영어 단어를 한글로 치면 려차라는 말이 된다)’ ‘∼하3(∼해요)’ ‘잼(재미있냐)’ ‘ㅂㅅ(병신)’ ‘KIN(즐기다·짜증난다는 의미로도 사용)’ 등이 포함됐다.
특히 이들 유행어 중에는 일본의 유행 문화가 10대 청소년에게 무분별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단어도 적지 않다. ‘OTL’은 원래 일본 네티즌들 사이에 유행하던 이모티콘이다.
일본의 유명한 애니메이터 미야자키 하야오의 지브리 스튜디오에는 아예 OTL을 이용한 팻말까지 있을 정도다. 청소년들이 자주 사용하는 ‘간지(느낌이 온다)’라는 말 역시 원래는 일본말 ‘간지(感)’다.
단어를 줄여 기존 단어가 가진 의미를 변형시키는 현상도 유행하고 있다. 30?40대가 말하는 ‘갈비’는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의미하지만 10대가 말하는 ‘갈비’는 ‘갈수록 비호감’이라는 상대에게 굴욕감을 주는 뜻으로 사용된다. ‘안습’은 ‘안구에 습기찬다’를 축약한 것으로 ‘눈물이 난다’는 의미다.
한글문화연대 김형배 학술위원은 “신세대들의 즉흥적이고 직설적인 사고 방식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단순화된 언어로써 표출되는 것”이라며 “청소년들의 표현 욕구를 제한해서는 안 되지만 언어가 지나치게 파괴되는 현상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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