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고수'들이 전하는 배낭여행 10계명

피나얀 2006. 7. 4. 18:45

출처-[매일신문 2006-04-15 12:30]

 

◇배낭족을 꿈꾸는 사람들은 지금부터 ‘카운트다운’이다. 올 여름을 목표로 비행기 티켓 예약부터 일정 짜기 등을 서서히 시작해야 할 때. 초보 배낭족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배낭족 고수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그들은 여행 경험만큼이나 황당한 에피소드들도 많이 겪었다. 그 속에 알짜 배낭여행 정보가 숨어있지 않을까.

 

영석:(역시 초고수답게 말문을 먼저 열었다) 1994년 말 유럽에 갔을 때였다. 스위스의 한 유스호스텔에 머물렀는데 1층 테이블 위에 당시 베스트셀러 가이드북 ‘우리는 지금 유럽으로 간다(일명 우간다)’라는 책이 놓여있었다.

 

하루가 지난 뒤에도 계속 놓여 있기에 슬쩍했다. 하지만 가이드북을 펴들고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여행하다 웬 한국 사람들이 다가오더니 가이드북을 잃어버려서 그러니 가이드북 좀 보자고 하더라. 찬찬히 보더니 “혹시”라고 하기에 눈치를 금방 채고 가져가라고 했다.(실웃음).

 

종심:나도 그런 적 있다. 인도 푸시카르에 머물 때 사이가 안 좋던 숙소 주인이 화해 선물로 쌈장을 주더라. 쌈장으로 파티를 하고 바라나시로 향하는 기차를 탔다. 옆 자리의 낯익은 한국 사람들이 잃어버린 쌈장으로 티격태격하고 있더라. 들어보니 내가 받은 그 쌈장이었다. 할 수 없이 “내가 다 먹었다.”라고 실토했다.

 

영석:한국 사람들은 루트가 대체로 비슷해 그런 경우가 간혹 발생한다. (화제를 자연스레 바꾸며)유럽은 도난이 잦은데 특히 이탈리아가 유명하다. 이탈리아에서 복잡한 지하철을 탔을 때 일이다. 어떤 사람이 내 왼쪽 가슴 쪽을 더듬더듬해서 손으로 그 사람 손을 치니까 다시 내 오른쪽 가슴 쪽을 더듬더듬하더라.

 

종심:인도 여행할 때였다. 기차에서 자다 기분이 이상해 눈을 떴더니 현지인이 내 몸을 더듬고 있더라.

 

영석:인도 남자들은 자기 나라 여자는 절대 손을 안 댄다. 하지만 외국 여자에게는 가끔 성추행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성추행에 대해선 단호하게 경고를 줘야 한다.

 

종심:여자는 그래서 여행하기가 힘들다. 반면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좋은 점도 있다. 인도에서 기차를 잘못 탔을 때다. 차장이 1천 루피(인도 통화)를 내 놓으라 하기에 그를 계속 따라다니면서 비위를 맞추어주니까 700 루피까지 깎아주더라.

 

영석:맞다. 인도는 특히 여자에게 약하다. 여자가 생글생글 웃으면 웬만한 것은 해결된다. 같은 한국 여행객들이라도 여자가 있는 팀하고 없는 팀하고 엄청 차이 나더라.

 

재욱:뉴질랜드는 게이가 많다. 게이 거리까지 있다. 배낭족들이 잘 모르고 그 거리를 걷다가는 황당한 일을 당한다. 곱상한 배낭족이 거기를 지나가면 현지 게이들이 느끼한 웃음으로 팔짱을 끼며 게이바로 끌고 간다. 게이바에서 술을 한 잔 주는데 절대 먹으면 안 된다.

 

내 경험은 아니지만 주는 술을 마셨다가는 봉변(?)을 당한다. 술에 약을 타기 때문이다.(모두 웃음보를 터트린다.) 여행자 숙소를 갔을 때도 황당했다. 널찍한 방인데 남녀혼숙이었다. 뉴질랜드는 성(性)에 자유롭다. 같이 묵었던 현지 여자들이 갑자기 팬티를 벗고 툭툭 털더니 그냥 빨지도 않고 걸어놓더라. 너무 민망해서 눈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 몰랐다. 뉴질랜드 여자들이 좀 지저분하더라.

 

영석:인도도 더럽기는 마찬가지다. 정말 깨끗한 집이라고 알려진 식당에서조차 탁자를 닦은 행주로 새 그릇을 닦더라.

 

종심:인도 사람들은 음식 사이로 쥐가 지나가도 거리낌없이 맛있게 먹는다.

 

재욱:(갑자기 뭔가 생각났는지)양이 순한줄 알잖아.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뉴질랜드는 양이 많은데 여행 중에 예쁜 새끼 양이 눈에 띄어 울타리를 넘어 양이 몰려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갑자기 양들이 새끼 양을 둘러서더니 버티더라. 조금 있다 수십 마리의 양이 나를 향해 쫓아왔다. 죽자 사자 달려 겨우 울타리를 넘으니까 추격을 멈추더라. 정말 십년감수했다.

 

◆고수들이 전하는 배낭여행 10계명

 

<떠나기 전후에>

 

1. 가방은 필수품만 챙기고 나머지는 과감히 버려 가볍게 해라.

 

2. 꼼꼼하게 스케줄을 잡지 마라. 스케줄에 얽매이다 정작 가고 싶은 곳을 못 갈 수도 있다.

 

3. 필수 의약품은 꼭 챙겨라. 대부분의 배낭족은 증상을 영어로 표현 못해 애를 먹는다.

 

4. 비상시를 대비해 비자나 마스터 카드는 꼭 갖고 가라. 국·내외 통용이 되는 현금카드도 괜찮다.

 

5. 사용한 카드는 돌아와서 해외결제가 안 되도록 조처한다. 외국에선 카드 도용이 많기 때문.

 

<여행현지서>

 

6. 돈 지불은 확실히 해라. 무임승차 등으로 ‘어글리 코리언’이라는 비난을 듣지 말자.

 

7. 친구끼리라도 자기가 원하는 여행을 한다. 각자 코스로 여행을 했다 다시 만나는 것도 좋은 방법.

 

8. 과잉 친절을 보이는 사람들을 주의하라. 여성의 경우 신체 접촉 땐 단호하게 ‘노’라고 한다.

 

9. 길거리 음식 등 현지 음식은 꼭 먹어봐라. 그 나라의 문화를 가장 가깝게 느낄 수 있다.

 

10. 도로에서 무단 횡단은 자유롭게 하되 꼭 양 옆을 살펴서 건너자. 예기치 않은 사고를 당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