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육아】

질병이며 장애 ‘뚱보’… 놔둘건가요

피나얀 2006. 8. 7. 20:20

 

출처-2006년 8월 7일(월) 오후 3:39 [경향신문]

 

 

어린이 ‘비만 탈출’ 프로그램. <경향신문 자료사진>


미국이 망한다면 그 이유는. 핵전쟁도 아니고, 지진이나 해일 등의 자연재해도 아니다. 가장 위험성이 큰 것은 바로 비만일 것이라고 학자들은 말한다. 미국의 성인 3명 중 2명은 비만이며, 이로 인한 생산력 감소와 의료비 증가는 머지 않은 미래에 초강대국 미국을 정말로 쓰러뜨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비만의 위협이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이미 우리나라의 사정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성인 비만율이 이미 30%를 훌쩍 넘어섰으며, 소아 비만율의 증가는 많은 이들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2006년 현재 대한민국 소아 비만율은 이미 공포의 30%를 넘었을지도 모른다.

산재의료관리원 태백중앙병원 비만클리닉 김석중 박사는 “과거 70~80명씩 들어가던 콩나물 교실에 한두 명씩 끼어 있던 ‘뚱보’들은 놀림감이면서도 그들의 부유함과 풍부한 먹거리로 인해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했다”며 하지만 “햄버거와 피자가 넘쳐나고 대부분의 가정에 먹거리가 풍족해져 서너 명의 아이들 중 한명이 ‘뚱보’인 요즈음 소아 비만은 질병이며, 장애이며, 때로는 조롱의 대상일 뿐”이라고 단언한다.

 

소아 비만은 “포동포동하니 귀엽네” 하고 넘어갈 수 있는 외모만의 문제가 아니다. 소아 당뇨와 고혈압을 일으키고, 아이들의 허리와 무릎을 휘게 만들며(척추 측만증과 X자 다리), 학업 부진, 우울증 등의 정신 장애를 일으킨다.

 

영국에서 시행한 소아 비만 아동들에 대한 수십 년간의 추적조사 결과, 비만아들은 정상 체중의 아이들에 비해 일생 동안 병원에 입원하는 비율이 약 1.85배 높으며, 평균 수명도 9년이나 짧다고 한다. 결국 비만아들은 정신적, 육체적 질환에 시달리며 평생을 살다가 남들이 황혼을 즐길 나이에 슬픈 인생을 마감할 가능성이 높다.

몸무게가 좀 많이 나가더라도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갈 수 있고 이에 대한 수많은 실례도 들 수 있다고 항의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물론 그렇다. 하지만, 이것은 확률의 문제이다. 모든 흡연자들이 폐암에 걸리지는 않지만 담배가 해로운 것이 분명한 것처럼, 모든 비만아들은 정상 체중의 아이들보다 불행해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이 비만인지 아닌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물론 눈으로 보기에도 비만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뭔가 객관적인 결과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선 요즘 보건소나 찜질방 등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체지방 측정기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것이 어려울 때에는 키와 체중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키가 150㎝ 이상인 경우에는 키에서 100을 뺀 뒤 0.9를 곱하고, 키가 140㎝ 이하인 경우에는 키에서 100을 뺀 것이 정상 체중이다. 정상 체중의 20%를 초과하면 비만이다.

소아 비만은 식생활 습관과 유전적 요인 등 부모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부모의 체중이 정상일 경우 소아 비만이 성인 비만으로 진행할 가능성은 10% 미만이지만, 부모가 모두 비만일 경우 성인 비만으로 진행할 가능성은 80%나 된다.

 

유전적 요인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다행히도 비만에서 유전적 요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미만으로 낮은 편) 식생활 습관은 부모를 비롯한 주위의 관심과 노력으로 얼마든지 교정이 가능하다. 또한, 작은 노력만으로도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고도 비만을 제외한 대부분의 소아 비만 치료 목표는 체중 감량이 아닌 유지이다. 키가 자라고 있으므로 체중이 늘지만 않으면 금방 날씬해진다.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 뚱뚱했던 친구들은 운동을 못해 따돌림을 받곤 했으며, 별명은 모두 ‘뚱보’ ‘돼지’였고, 살에 파묻혀 눈은 작고 코는 낮은 거의 똑같은 얼굴들이다.

김박사는 “이제는 우리가 아이들에게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건강한 육체를, 자기 이름을, 커다란 눈망울과 오똑한 코를 가진 개성 있는 얼굴을 되찾아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