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2006년 12월 31일(일) 7:03 [연합뉴스]
많은 사람들이 새해를 맞이하면서 온천이나 사우나 등을 찾아 목욕을 하게 된다. 이는 한해 동안 쌓인 육체적 피로를 덜기 위한 측면도 있지만 새해를 맞아 새로운 마음가짐을 갖기 위한 일종의 통과의례적인 성격도 크다.
목욕의 백과사전적인 의미는 '머리를 감고 몸을 씻는 일'이라고 정의돼 있다. 하지만 목욕의 기능은 치료를 위해서나 휴식과 즐거움을 위해, 또는 종교적인 의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요즘 우리나라와 일본 등지에서 온천욕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최고의 건강상품이 바로 목욕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스파, 발네오테라피, 미네랄 치료 등의 이름으로 최근 활황을 맞고 있다고 한다. 새해를 맞아 온천과 사우나 등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건강한 목욕법과 목욕요령에 대해 살펴본다.
◇ 목욕 어떤 효과가 있나 =
목욕의 효과로는 위생, 혈액 순환, 정서 안정, 근육 이완, 피부 안정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중 가장 확실한 효과는 바로 '청결 유지'다.
피부는 우리 몸을 둘러싸고 있는 외부 기관으로 몸무게의 약 7%를 차지한다. 단일 기관으로서는 가장 큰 기관이다. 이 피부는 계속 신진대사를 하면서 지저분한 먼지와 세균들을 오래된 세포와 함께 배출하고 새로운 깨끗한 세포를 밑에서부터 만들어 이를 대체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땀이 너무 많이 나거나 오물이 너무 심하게 묻었을 때는 이러한 교환작용만으로는 한계를 가지게 된다.
이럴 때 깨끗한 물을 이용한 샤워나 목욕은 밖의 지저분한 오물질을 제거해 줌으로서 새로운 피부가 제 기능을 빨리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운동을 하고 나서, 또는 외출 후 하는 목욕은 이러한 효과를 얻기에 충분하다.
건강한 피부를 가진 사람들은 정기적으로 적절히 때를 밀어줌으로써 깨끗하고 기능적인 피부를 더 잘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보통 때를 밀게 되면 이러한 찌꺼기 뿐만 아니라 피부 수분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피부의 각질층도 손상되게 마련인 만큼 주의해야 한다. 특히 건선이나 습진 등의 피부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때를 미는 게 피부의 기능을 더 떨어뜨릴 수 있다.
또 다른 목욕의 효과는 혈액 순환과 근육 이완작용이다. 이 효과는 주로 따뜻하거나 뜨거운 욕조에 몸을 담글 때 얻어지게 된다. 뜨거운 욕조에 몸을 담그면 피부의 혈관이 이완되고 혈액 순환이 활발해진다.
◇ 건강한 목욕요령 =
운동으로 땀이 많이 났거나, 피부가 더러워졌을 때는 샤워만으로도 충분히 효과를 낼 수 있다. 이 때는 비누를 너무 많이 사용하지 말고, 더러워진 부위를 중점적으로 씻어야 한다.
운동을 한 뒤나 근육통, 관절염이 있을 경우는 온욕이 도움이 된다. 어린아이나 임산부가 아니라면 37도에서 42도까지의 온도 중 스스로 느끼기에 좋은 온도를 택하면 된다. 보통은 체온보다 약 1~2도 정도 높을 때 뜨겁다고 느낄 수 있는 정도가 좋다.
물론 온도가 높을수록 탕 속에 너무 오래 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너무 덥게 느껴지거나 갈증이 생기면 바로 탕 속에서 나와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더운 온도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42도를 넘어가는 목욕을 대체로 추천하지 않는다.
목욕을 통해 휴식을 취하려 한다면 조금 고급스러운 목욕법을 택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평소 좋아하던 음악과 함께 아로마를 활용해 보는 것도 좋다. 허브나 유황을 첨가한 온천제제, 진흙, 황토욕을 해 보는 것도 괜찮은 경험이다. 먹기 어렵게 된 과일, 야채 등을 갈아 온몸이나 팔, 다리, 얼굴 등에 문질러 주거나 팩을 하는 것도 대체로 무리가 없고 행복감을 가져다 줄 수 있다.
피부에 염증이 있을 때는 목욕물의 온도를 뜨겁게 하지 말고 미지근한 상태로 한다. 목욕 중에는 타월 등으로 피부를 문지르지 말고, 보습제는 목욕 후 3분 이내에 발라야 한다. 목욕물이 뜨거울수록 초기 수분 증발량이 많아지고, 이로 인해 피부가 빨리 건조해질 수 있다.
건조한 겨울철 탕에 들어가는 목욕은 1주일에 1회 정도로 제한하는 게 좋다. 탕에 있는 시간도 15분 이내로 하고 전체 목욕시간도 1시간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벼운 샤워라면 주 2~3회 해도 괜찮다.
◇ 때 벗길까, 말까 =
우리가 소위 '때'라고 부르는 것도 새로운 피부가 생기고, 기존 피부가 탈락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퇴화된 세포들의 덩어리와 먼지가 뭉쳐진 것이다. 보통 때를 밀게 되면 이러한 찌꺼기 뿐만 아니라 피부 수분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피부의 각질층도 손상된다.
따라서 목욕을 할 때 각질을 인위적으로 벗겨내면 수분 유지에 중요한 각질층이 얇아지거나 없어져서 각질 현상이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삼가는 게 좋다. 피부에 수분이 떨어지면 여러 가지 효소들의 작용이 억제돼 각질의 탈락이 지연됨으로써 피부 위에 비늘같이 각질이 나타난다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정도가 심한 경우는 붉어지고 염증이 나타나 건성 습진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특히 뜨거운 물에서 '시원하다'고 탕에 오래 들어가 있으면 피부건조가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노인의 경우에는 피부의 기능이 손상된 후 회복되는데 걸리는 시간도 지연된다.
◇ 피해야 할 목욕 =
하지만 목욕이 모두에게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피해야 할 경우가 있는데 그 첫 번째가 습진이나 건선 등의 피부 질환이다. 피부 질환이 있을 때는 목욕 요령에 대해 의사의 조언을 듣는 게 좋다.
특히 피부 질환이 있을 경우에는 비누칠이나 때밀이 등이 피부기능 자체를 떨어뜨려 질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1주일에 1회 정도의 가벼운 목욕만으로도 청결을 유지할 수가 있다.
운동이나 사회 활동 등으로 잦은 목욕을 해야 할 경우는 목욕이나 샤워 후 꼭 물기가 마르기 전에 보습제를 발라 피부의 건조를 막도록 해야 한다. 임산부의 경우는 자궁의 온도 상승이 태아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37도 이상의 온욕은 삼가는 게 좋다. 물론 샤워 등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고혈압, 당뇨와 같은 심혈관계 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은 너무 더운 온욕이나 너무 차가운 냉욕은 삼가야 한다. 고온욕의 경우 근육이완, 진통작용이 있으나 체온의 상승은 혈관의 확장을 일으키고 이는 심장을 포함한 순환기에 영향을 준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이러한 영향에 크게 좌우되지 않지만, 사우나와 같은 고온에서는 심장질환이나 고혈압 등 순환기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어지럼증이나 저혈압과 같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이들 질환자는 따뜻하게 느껴지는 온도에서 탕욕이나 샤워를 하는 게 좋다.
특히 성인과 달리 아이들은 너무 더운 온욕이 오히려 해로울 수 있는 만큼 자제해야 한다. 그리고 일반인들도 물에 너무 오랫동안 노출되면 피부의 기능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대체로 1~2시간 이상의 목욕은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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