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스포츠조선 2007-01-03 14:10]
신년 여정을 꼽자면 그래도 일출기행이 무난하다. 비록 늘 반복 되는 자연 현상이라지만 새해 무렵 맞는 해돋이의 감동은 색다르다. 굳이 새해 첫 아침이 아니어도 좋다. 한 해를 기운차게 뛰어보자는 다부진 다짐을 할 수 있다면 1월도 늦지 않다.
동해엔 빼어난 일출 포인트가 즐비하다. 그 중 굳이 이색적이고도 역동적인 해맞이 명소를 찾자면 경북 영덕군 창포리 산 능선에 자리한 풍력발전소를 빼놓을 수 없다.
수백만평 능선에 웅장한 자태로 선 24기의 풍력발전기. 그 힘찬 날갯짓 사이로 떠오르는 아침 해에서는 엄청난 삶의 에너지는 물론 밝은 희망까지 함께 느낄 수 있다.
한겨울 장쾌한 해돋이와 함께 싱싱한 미식거리, 희망찬 삶의 기운까지 듬뿍 받는 1석3조의 여정을 꾸리고자 한다면 지금 경북 동해안, 영덕으로 발길을 옮길 법하다.
▶'바람의 언덕'에서 맞는 일출의 장관
굽이 마다 절경을 품고 있는 '강축'(강구~축산) 해안도로를 내닫다 보면 영화 속에서나 봤음직한 커다란 바람개비가 허공을 가르는 모습과 맞닥뜨릴 수 있다.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낯선 풍광. 어촌 마을 뒷산에 거대한 바람개비 수십 대가 줄지어 돌아간다. 벌거벗은 산 위에 육중한 바람개비가 우뚝 서 있는 모습은 영낙없이 공상과학영화의 한 장면이다. 영덕의 새로운 명물로 등장한 풍력발전소이다.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산24번지. 거대한 바람개비 24개가 여명을 떨쳐내기라도 하듯 '쉬익 쉬익' 소리를 내며 힘차게 동심원을 그린다. 위압적이다.
영덕 창포리 야산을 수놓은 풍력발전기는 80m 높이의 타워에 달린 직경 82m의 거대한 날개가 회전하는 매머드 급 피조물이다. 멀리서 보면 바람개비처럼 앙증맞지만 가까이에 서면 그 엄청난 규모에 섬뜩함 마저 느껴진다. 하지만 하늘이 붉은 기운으로 물들고 장쾌한 동해의 아침 해가 솟아오르는 순간 풍력 단지는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이국적 풍광을 그려낸다.
풍력단지는 수백만평 규모의 광활한 지역으로 가장 멋진 일출을 보려거든 미리 포인트를 잡아 두는 수고도 필요하다.
산능선을 옮겨 가며 넓은 풍력 단지를 속속들이 둘러보자면 4륜 구동 차량이 필수다. 10여㎞ 오프 로드 길을 이리저리 헤집고 다니는 것도 보기 드문 체험이다. 승용차로는 풍력발전단지 입구까지 갈 수 있는데, 풍력발전소를 구경하는 데 큰 부족감은 없다.
떠오르는 태양을 배경으로 24기의 풍력발전기가 일렬로 늘어선 장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는 해맞이공원에서 풍력발전소 진입로를 달려 강구읍 하저리와 영덕읍 창포리를 잇는 5.77㎞의 임도 중간쯤이다. 이 곳에서 능선을 둘러보면 산봉우리들을 하나씩 차지하고 서 있는 풍력발전기의 생동적 경관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일출이 시작되면 점점 붉어지는 하늘을 배경으로 검은 실루엣의 풍력발전기가 해돋이를 재촉하듯 힘차게 돌아간다. 순간 샛노란 태양이 산봉우리 위로 솟아오르고 풍력 발전기가 그려대는 동심원 속에 갇힌 아침 해는 찬란한 금빛 희망 에너지를 발산한다.
▶산불의 상처 딛고 세워진 '희망 발전소'
영덕 풍력발전단지는 10년 전에 발생한 대형 산불의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창포리 바닷가 야산에 세워졌다. 송림이 울창하던 야산은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죽음의 땅으로 변했지만 영덕 사람들은 바닷가 절벽에 무인등대를 세워 해맞이공원을 일궜다.
또 2005년 4월에는 버려진 야산에 군민들이 쓰고도 남을 청정 에너지를 생산하는 풍력발전단지도 건립했다. '풍력선진국' 덴마크의 NEG마이콘사에서 들여온 풍력발전기는 정격출력 1.65㎿급 발전기이다. 몸체는 강철이지만 날개는 복합탄소합금으로 만들었다.
때문에 날개에 탄성력이 있어 바람이 초속 10m 이상 불어도 살짝 휠 뿐 부러지지는 않는다. 날개는 자동으로 돌아간다. 초속 3m 이상이면 움직이기 시작해 초속 13m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돌고, 초속 20m가 넘으면 멎는다
날개 회전으로 생성된 전기에너지는 연 9만6680MWh. 영덕 군민이 쓰고 남을 양으로 한전을 거쳐 영덕 전 2만 가구로 공급된다.
창포리 야산은 달맞이 장소로도 유명하다. 오징어잡이배의 집어등이 바다를 환하게 밝힌 가운데 바다에서 솟은 보름달이 풍력발전기의 날개에 걸리는 풍경은 한 폭의 그림에 다름 없다.
▶가는 길=영동고속도로~남원주 IC~중앙고속도로~안동IC로 빠져나와 34번 국도~영덕읍~영덕시외버스터미널 좌회전, 하저리 방향 14㎞ 정도 달리면 해맞이공원-풍력발전단지 이정표가 있는 해안도로~좌회전해 4㎞ 정도 달리면 하저리-대부리-창포리를 차례로 지나 해맞이 공원. 해맞이 공원 앞에서 왼쪽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풍력발전단지. 영덕읍에서 승용차로 20~25분 소요.
▶먹을거리=영덕대게 집산지인 강구항이 창포리에서 12㎞ 거리. 지금 영덕 포구 식당가에는 대게찜 냄새가 진동 한다. 대게는 12월부터 5월이 제철이지만 겨울철에 잡히는 대게가 가장 맛있다.
영덕대게의 집산지인 강구항을 비롯해 대진항, 축산항 등 크고 작은 포구에서 대게 맛을 볼 수 있다. 대진항의 은하수산 등 직접 대게 잡이를 하는 어민들에게 택배로 주문을 하면 저렴하게 영덕대게를 맛볼 수 있다. 크기에 따라 마리당 대체로 1만~10만원선.
▶그 밖의 볼거리=강구항에서 풍력발전단지를 거쳐 축산항 까지 이어지는 강축해안도로(918번 지방도로)는 동해안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 시리도록 푸른 바다와 포구를 가득 메운 오징어 덕장, 그리고 갯바위를 하얗게 수놓은 갈매기 등 갯마을의 정취를 듬뿍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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