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적설량 2m·하루종일 정설상태…파우더 스키를 만끽하라

피나얀 2007. 1. 18. 19:09

 

출처-[세계일보 2007-01-18 18:21]




5분을 기다렸다. 설화가 마음껏 피어난 숲을 배경으로 질주하는 스키어나 보더를 카메라에 담으려 했다. 그러나 야속하게도 한 명도 내려오지 않는다. 게토스키장은 마치 폐장이라도 한 것처럼 고요했다. 아무리 리프트 대기시간이 없는 일본이라지만 이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슬로프는 한산했다.

 

센다이공항에서 북쪽으로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게토는 일본에서도 가장 최근에 지어진 스키장 가운데 하나다. 일본의 버블경기가 시작되던 1993년에 개장했다. 일본인들도 잘 모르는 중형 규모의 스키장이지만 진입로에서 바라본 첫 느낌은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게토는 슬로프의 전면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스키장으로 올라가는 진입로에서 보면 병풍을 펼쳐놓은 것처럼 슬로프 전체가 한눈에 든다. 따라서 실제 규모는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느낌은 캐나다나 알프스의 스키장처럼 웅장해 보인다.

 

게토는 일본의 본섬 혼슈에서 적설량이 가장 많은 스키장으로 알려졌다. 연평균 적설량은 250㎝. 올 시즌 적설량은 지난주까지 정상 203㎝, 베이스 188㎝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홋카이도를 제외한 일본의 스키장이 눈 부족으로 고심하고 있지만 이곳만큼은 예외다.

 

카츠마사시 게토스키장 영업부 차장(43)은 “적설량이 풍부하고 중상급자를 위한 코스가 다양해 일본에서도 스키캠프나 전지훈련을 오는 경우가 많다”며 “정상부 일대는 파우더 스키의 진수를 느낄 수 있을 만큼 좋은 설질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토의 정상 우사기모리야마(1070m)에서 베이스(640m)까지의 표고차는 430m. 곤돌라 2기와 리프트 3기가 스키어와 보더를 실어나른다. ‘완전초짜’를 제외하면 대부분 곤돌라를 이용해 정상부터 라이딩을 즐긴다. 우사기모리야마에서 오른쪽 초급코스를 이용하면 2번째 곤돌라를 이용할 수 있다.

슬로프가 전면에 노출된 게토스키장 전경.

 

슬로프는 모두 14면. 이 가운데 상급이 4면, 중급이 6면, 초급이 4면이다. 그러나 초급이라고 해서 그냥 믿었다가는 낭패를 당할 수 있다. A-6 슬로프를 제외한 대부분의 초급 코스는 한국으로 치면 최소 중급 이상이다.

 

그러나 당황할 필요는 없다. 특히, 스키어의 경우 설질이 좋고, 슬로프가 한산해 자신의 실력 이상의 코스를 택해도 충분하다. 다만, 보더의 경우 한국에서 초중급에서 탔다면 조금 버거운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스노파크는 현재 조성 중에 있으며 하프파이프와 레일, 테이블 톱 등의 기물이 설치된다.

 

일본 스키장 대부분이 그렇지만 상급 스키어라면 말 그대로 ‘물 만난 물고기’가 될 수 있다.

대부분의 슬로프는 스키어가 적어 오후에도 정설을 해놓은 것처럼 슬로프의 상태가 유지된다. 따라서 원하는 스타일대로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슬로프의 모서리 부분은 정설을 하지 않아 파우더 스키를 즐길 수 있게 했다. 평균 경사 21도로 난이도가 가장 높은 C-5는 정설을 하지 않는다. 오후가 되면 이 슬로프에는 쇼턴으로 질주한 스키어들로 인해 슬로프가 선명한 물결무늬로 뒤덮인다.

 

슬로프 3개면을 야간스키(오후 5시∼9시)로 개방하는 것도 게토의 장점이다. 북도후쿠 지방에서는 유일하게 곤돌라도 개방한다. 따라서 마음만 먹는다면 쓰러질(?) 때까지 스키를 탈 수 있다.

 

스키 후에는 처마에 고드름이 1m씩 달린 노천온천에서 피로를 풀 수 있다. 노천온천 앞으로 펼쳐진 눈 덮인 산과 들도 신선놀음을 부추기기에 충분하다.

 

●이와테현 하나마키온천

다다미방 스타일의 하나마키 온천 객실.

 

온천의 고장 일본. 현마다 수백개의 온천이 있지만 그곳에서도 손꼽는 곳이 있다. 하나마키는 이와테현에서도 첫 손에 꼽히는 곳이다.

 

하나마키는 게토스키장에서 40분 거리에 있다. 하나마키온천이 발견된 것은 에도시대. 20세기 초까지는 노천온천에 불과했다. 1918년 온천 일대가 유원지로 개발된 후 1923년 온천여관이 들어서면서 온천지로 각광을 받았다. 지금은 북도후쿠(이와테·아오모리·아키타) 지방에서는 규모가 가장 큰 온천이다.

 

일본 대부분의 온천이 특유의 계란 썩는 냄새와 회색빛이 도는 유황온천인데 반해 무색무취의 중탄산나트륨온천이다. 원탕의 온도는 52도. 온천탕에는 입욕을 하기 적당한 온도로 식혀서 보낸다. 이 가운데 코요칸호텔의 노천온천탕이 인기가 있다.

 

하나마키에는 저마다 특색이 다른 5개의 호텔이 있고, 호텔마다 노천온천탕이 있다. 이 가운데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호텔은 카쇼엔이다. 일본의 전통적인 숙박시설인 ‘료칸’을 충실하게 따른 특급 호텔로 스탠더드룸의 경우 하룻밤에 1인 기준 2만∼3만엔(약 24만원), 스위트룸은 6만엔을 호가한다. 1970년 쇼와 일왕과 2001 히로노미야 황태자가 이곳을 다녀간 후 유명세를 타고 있다.

 

호텔 가운데 가장 먼저 지어진 하나마키는 침대가 있는 양실도 있지만 대부분 다다미방으로 되어 있다. 일본의 연휴인 골든데이(5월 초순)와 휴일을 제외하면 조·석식 포함, 1인 기준 1만2000엔이다. 특히 저녁 뷔페의 경우 이와테현에서 나는 해산물과 산채류만으로 만든 특별한 요리가 제공된다. 카쇼엔을 제외한 3개의 호텔은 모두 통로로 이어져 있다. 투숙객은 어느 호텔의 온천(카쇼엔 제외)이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당일 입욕은 800엔이다.

 

하나마키 호텔의 연간 이용객은 약 30만명. 지난 해에는 약 1500명의 한국인도 방문했다. 센다이 공항을 기점으로 하는 관광객이 즐겨 찾는다. 센다이 공항에서 자동차로 1시간 30분 거리다.

 

●게토스키장 정보

고드름이 1m 이상 걸린 게토스키장의 노천온천.

 

게토는 일본 현지에서도 단체 캠프와 헝그리보더들이 즐겨 이용하는 스키장이다. 숙박시설 또한 리조트가 아닌 도미토리로 되어 있다. 따라서 가족단위 스키어보다는 원없이 스키를 타고 싶은 젊은층과 단체 캠프를 가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게토스키장은 단순명료하다. 슬로프가 전면에 펼쳐져 있어 헤맬 이유가 없다. 부대시설 또한 스키하우스와 온천, 숙박시설이 한 건물에 있어 어디든 쉽게 찾아갈 수 있다.

 

2층 침대로 되어 있는 도미토리는 88명을 수용할 수 있다. 그러나 숙박자를 위한 편의시설은 완벽하다. 단체를 위한 식당과 투숙객을 위한 식당, 당일 스키어를 위한 푸드 코트가 분리되어 있어 저렴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

 

퍼스트 클래스가 연상되는 안락의자 40여개가 놓인 휴게실도 있다. 휴게실과 투숙객을 위한 식당은 2개의 벽면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스키장과 주변의 산세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또한, 투숙객은 언제든지 노천온천을 이용할 수 있다.

 

리프트권은 당일 4600엔. 1박(조식 포함)은 평일 3950엔(약 3만1000원), 금∼일요일 4500엔. 푸드코트에서 판매하는 라면과 돈가스, 돈가스카레는 700∼1000엔이다.

 

국내에는 아직까지 게토스키장으로 가는 스키상품이 없다. 개별적으로 가려면 센다이공항에서 버스(910엔·40분)를 이용해 센다이역으로 이동, 신간센(2210엔·50분)을 타고 키타카미역까지 간다. 키타카미역에서 스키장까지는 셔틀버스(300엔·40분)가 운행된다.

 

센다이공항 기준 3시간 소요. 20명 이상일 경우 센다이공항에서 전세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북도후쿠3현 한국사무소(02-771-6191)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