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나와 있는 조제 분유는 맹물에 타는 것을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다. 맹물이라 함은 미네랄을 강화한 생수나 약수가 아니라 증류수에 가까운, 말 그대로 순수한 물을 말한다. 순수한 물을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수돗물이나 정수기 물을 팔팔 끓여서 식히는 것으로, 이때의 물은 분유와의 궁합도 아주 좋다. 아이의 장기가 자리 잡기 시작하는 생후 6개월 이전에는 되도록이면 맹물을 먹이도록 한다. 아이가 자라면서 소화 능력이 좋아지면 아이의 입에 맞는 물을 찾아서 먹여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단 분유와 궁합이 맞지 않는 물도 있으니 무턱대고 아무 물에나 타 먹이지 않도록 주의한다.
수돗물｜팔팔 끓여서 식히면 궁합 100%예요
생수보다 검사 항목이 많은 수돗물은 깨끗한 물이다. 다만 가정의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은 저수조와 급수관을 거치는 과정에서 중금속 오염의 위험이 있다. 장이 약한 아이에게 분유를 타 먹일 때는 찬물을 받아서 끓이고, 끓기 시작하면 뚜껑을 연 상태에서 10~15분 정도 더 끓여준다. 그렇게 하면 물속의 염소도 제거되고 소독 효과도 있어서 안심하고 먹일 수 있다.
미감수｜비위를 보강하고 설사를 멎게 해줘요
미감수 (米疳水)는 쌀뜨물을 말하는 것으로 예부터 한약재의 효능을 높이기 위한 보료로 사용되어 왔다. 쌀은 흡수율이 높아 인체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쉽게 공급하고, 단백질과 비타민 B, 인 등의 각종 미네랄을 함유해서 그 영양이 식물성 식품 중에서 가장 우수하다. 미감수는 비위 (脾胃)기능을 보강하고 기운을 보충하며, 설사를 멎게 하는 효능이 있어서 분유와 먹여도 무방하다. 알레르기를 잘 유발하는 글루텐이 없고 맛도 담백해서 아이가 쉽게 먹을 수 있지만 장의 기능이 자리 잡지 못한 어린아이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보리차｜자주 토하고 설사하는 아이에게 좋아요
위장을 도와 소화를 촉진하고 갈증을 해소해주는 보리는 자주 토하고 설사하는 아이에게 좋다. 성질이 순한 데다 수돗물의 중금속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어서 신생아에게도 먹일 수 있다. 주성분은 전분, 펜토산 등이며 그 밖에 당질, 지방질, 단백질, 칼슘, 인, 철분 등과 비타민 B·E, 니코틴산 등도 풍부해서 감기 걸렸을 때 도움이 된다. 아이에게 먹일 보리는 순한 유기농이 좋으며, 한 번 끓인 것은 다시 끓이지 않도록 한다.
루이보스티｜변비와 태열이 있는 아이에게 좋아요
루이보스티는 남아프리카의 고원지대에서만 자라는 무공해 식물. 카페인이 없고 폴라보노이드와 비타민 C가 풍부하다. 또한 철, 아연, 칼륨 등 미네랄 성분이 풍부해서 뇌 신경세포를 안정시키고 피부도 좋게 한다. 특히 변비를 해소하고 정장 작용을 해서 태열기가 있거나 변보기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 그러나 분유에 타서 먹일 때는 특유의 향 때문에 아이가 거부할 수도 있으므로 일반 차보다 2배 정도 묽게 우려내는 것이 좋다.
영지버섯 우린 물｜아토피 아이의 면역력을 길러줘요
영지는 오래된 기침, 천식에 좋고 불면이나 건망증에도 쓰인다. 음지에서 자라는 성질이 있어서 열을 내려주고 면역력을 높여줘서 감기가 잦은 아이에게 좋고, 항 알레르기 효과가 있어서 아토피가 있는 아이들에게 좋다. 그러나 특유의 쓴맛 때문에 아이가 오히려 거부하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결명자차｜소화 기능을 개선시켜줘요
결명자의 주성분은 비타민 C, 에모딘 (Emodin), 비타민 A의 전구물질인 카로틴 (Carotin), 캠페롤 (Kaempherol) 등으로 각종 필수 지방산이 함유되어 있다. 간의 기운을 돕고 간의 열을 내려서 눈이 밝아지게 하고 머리를 맑게 하며 코피가 멎게 도와준다. 또한 결명자 속에 들어 있는 안트라퀴논 유도체가 변비가 낫게 도와준다. 아이들의 소화 기능을 개선시킨다는 보고가 있었으나 맛이 쓰고 성질이 차서 설사를 유발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한다.
이런 물은 반드시 피하세요!
녹차 각종 항산화 물질이 있어 피부 손상을 회복하고 혈관을 정화해주는 녹차는 감기나 알레르기를 완화하는 데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카페인이 있어 수면을 방해하고 카테킨 성분이 철분 흡수를 방해해서 빈혈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분유 물로는 적당하지 않다.
가시오가피 물 인삼에 비유할 만큼 피로와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정신과 육체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가시오가피. 면역을 증강하고 내분비 계통의 문란을 조절하는 작용이 있지만 탄닌을 함유하고 있어 철분 흡수를 방해하므로 분유를 타는 물로는 좋지 않다.
멸치국물 멸치는 우리 몸의 뼈와 치아를 형성하는 주요 성분인 칼슘의 주요 공급원으로 칼슘의 왕으로 불린다. 그러나 멸치에는 다량의 염분이 들어 있어 아이가 짠맛을 즐기게 되면 간을 하지 않은 이유식을 거부하는 등 잘못된 식습관을 형성할 수 있으므로 적당하지 않다.
다시마 물 식이섬유인 알긴산과 각종 미네랄이 풍부해 장 기능을 활성화시키고 소화를 촉진시켜주는 다시마는 최근 건강기능식품으로 많이 애용되고 있다. 그러나 염분이 많으므로 아이에게 좋지 않고, 특히 요오드가 다량 함유되어 있으므로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는 아이는 피하도록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