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육아】

코고는 아이, 못난이로 변해요

피나얀 2007. 2. 22. 21:07

 

출처-[파이낸셜뉴스 2007-02-22 17:42]



민기 엄마는 초등학교 2학년인 민기 때문에 요즘 걱정이다. 학교에서 꾸벅꾸벅 졸고 수업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교사의 전화 때문이다. 하지만 민기는 베개에 머리를 대기만 하면 코를 드르렁드르렁 골며 곯아떨어질 만큼 잠을 잘 잔다. 원인을 알 수 없던 민기 엄마는 감기에 걸린 민기를 이비인후과에 데리고 간 후 그 원인을 알았다. 의사가 아이가 코를 잘 골게 생긴 편도를 가지고 있다며 평소 피곤해하지 않느냐고 물어온 것이다.

■집중력 저하뿐 아니라 얼굴 변형

민기처럼 코를 골며 잠들면 잠을 깊게 자고 있는 것으로 오해해 이를 내버려두는 부모들이 많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실제로 어른에게 코를 고는 흉내를 내보라고 하면 지쳐서 5분을 못 넘기고 그만둔다. 그만큼 코를 고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자다가 컥컥 숨이 막히는 수면무호흡증까지 나타난다면 더욱 숙면을 취하기 힘들다. 결국 밤새 시달린 아이는 아침에 일어나도 피곤하고 수업 중에 졸음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또한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나면 밤새 뇌의 산소공급이 부족해져 집중력까지 떨어진다.

독일 수면의학총회 연구결과에 따르면 잘 때 코를 고는 어린이의 경우 그렇지 않은 어린이에 비해 학교 성적이 2∼3배 나쁘다고 한다. 독일 튀빙겐대학 소아의학과에서 수면장애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크리스티안 포에츠 교수는 초등학교 3학년생 1100명을 대상으로 수학, 국어 정서법 성적을 조사 분석한 후 이러한 결과를 발표했다.

 

포에츠 교수팀은 매일 밤 코를 고는 어린이의 경우 하위성적 그룹의 48%에 달했다고 밝혔다. 반면 전혀 코를 골지 않는 어린이의 경우 하위성적 그룹의 16%에 불과했다고 한다. 즉 다른 요인을 제외할 경우 코를 고는지의 여부가 어린이의 학습 성취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되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어린이의 코골이는 얼굴 모양을 변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는 잠을 잘 자지 못하니 수면장애가 오고 입맛도 없어진다. 또 코를 골 때는 코로 숨을 쉬지 못하기 때문에 항상 입을 반 쯤 벌리고 숨을 쉬게 된다. 하루 중 잠을 자는 7∼8시간 입을 벌리고 누워있으면 턱뼈에 발육 장애를 가져와 치아가 불균형하게 발달할 수 있다. 얼굴도 점차 윗니가 튀어나오면서 윗입술이 들리는 형태로 변하는데 이를 ‘아데노이드형 얼굴’이라고 한다.

■원인은 커진 아데노이드

아이들이 코를 고는 것은 대부분 커진 편도선이 원인이다. 코 뒤쪽과 목 사이에 있는 편도의 일종인 아데노이드가 비대해져서 코로 들어가는 숨길을 방해하는 것이다. 코로 숨을 쉬기 어려워지니 입으로 숨을 쉬게 된다. 커진 아데노이드는 코와 귀를 연결하는 이관을 막아 삼출성 중이염을 일으키고 심하면 청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 축농증의 원인이 되어 코가 목 뒤로 넘어가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만성비염 증세가 있는 아이도 쉽게 코를 곤다. 비염 증세 중 하나가 코막힘이기 때문이다. 신생아의 경우 급성비염이나 드물게 선천적으로 코 뒤쪽의 구멍이 막혀 있는 ‘선천성 후비공폐쇄증’ 때문에 코가 막혀 코를 고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이 밖에도 코감기 후에 코를 일시적으로 고는 경우도 있다. 이는 코딱지가 콧속에 걸려 호흡할 때 코에서 소리가 나는 것이다.

아데노이드가 커진 정도는 내시경검사나 방사선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증상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정기적인 관찰을 통해 아이가 성장하기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 하지만 아이가 잠잘 때 입을 벌리고 코를 심하게 고는 것은 물론 수면무호흡증을 함께 동반할 경우 아데노이드를 떼내는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 시기는 만 4세에서 만 6세까지로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이 가장 좋다. 이유는 안면 발육에 도움을 주고 충분한 수면을 통해 정상적인 성장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단, 유아라도 코막힘이 심해 젖을 빨지 못할 정도라면 바로 수술을 해줘야 한다.

아데노이드 절제술을 시행할 때는 전신마취를 해야 하며 수술 시간은 1시간 정도다. 보통 편도선 수술을 같이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수술 후 회복은 7∼10일 정도 걸린다. 수술 후 통증은 심한 편이나 성인에 비해서는 적고 회복도 빠르다. 또 수술 다음날 퇴원 가능하여 학교생활에 크게 지장을 주지 않는다. 식사는 퇴원 후 1주일 동안은 부드러운 죽을 차게 해서 먹어야 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청량음료나 주스 등은 통증을 유발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환절기 감기 조심

아데노이드는 대개 5∼10세에 커지다가 사춘기 이후에는 저절로 작아지거나 없어져버린다. 그런데 이때 감기에 잘못 걸리면 작아져야 할 아데노이드를 크게 하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요즘 같은 환절기에 아이가 감기에 걸리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감기 때마다 편도가 자주 붓거나 코막힘이 심하다면 병원을 찾아 상담하는 것이 좋다.

또 코를 골 때는 옆으로 누워 재우는 것이 좋다. 아이가 뒤척임이 심해 자세를 잡기 어렵다면 등 뒤에 테니스 공을 달아 놓아 잠을 자는 동안 바로 눕지 않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베개 높이는 30도 정도가 적당하고 지나치게 높은 베개의 사용은 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