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섬진강에서 띄운 봄… 후두둑 터진 봄, 꿈꾸는 꽃

피나얀 2007. 3. 8. 19:15

 

출처-[세계일보 2007-03-08 13:45]



언제쯤 봄소식이 올까. 겨울이 물러갈 때면 사람들은 남녘에서 올라오는 꽃소식을 기다린다. 제주도의 유채나 거문도의 동백은 약하다. 그곳은 뭍에서 멀리 떨어진 섬이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봄소식은 섬진강에서 시작된다. 매화꽃을 필두로 섬진강변이 봄꽃으로 물들 때 한반도에 봄이 온 것이다. 섬진강 봄꽃을 신호탄으로 봄나들이 행렬도 절정으로 치닫는다.

 

매화가 지핀 봄 산수유ㆍ벚꽃까지 활짝 ''봄꽃 릴레이''

 

섬진강의 봄은 섬진강 하구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에서 시작된다. 매화꽃이 지핀 봄은 구례군 산동면의 산수유로 화답한다. 마무리는 하동군 화개면 벚꽃 십리길의 차지다. 이렇게 ‘봄꽃 릴레이’가 펼쳐지면 중부권에도 완연한 봄기운을 타고 꽃들이 하나둘씩 꽃망울을 틔운다.

올해 섬진강의 봄소식은 예년에 비해 보름 이상 빠르다.

 

구례군은 3월 말로 예상했던 산수유의 만개가 예상외로 빨라지자 2번이나 축제 일정을 변경했다. 광양시도 매화축제(17∼25일)를 일주일 정도 앞당기려 했지만 너무 늦었다는 주민들의 반대로 예정대로 치르기로 했다.

현재 다압면의 매화는 20% 정도 만개했다. 지난주에 봄비가 촉촉이 내린 탓에 매화꽃의 개화는 한층 급물살을 탈것으로 보인다.

 

현재 매화가 가장 많이 핀 곳은 다압면 면소재지가 있는 도사리 소학정 일대다. 이곳은 지난 주말에 30% 이상이 개화했다. 팝콘처럼 터져나온 꽃송이 마다에는 봄의 향기가 가득하다. 반면 매화마을의 정점에 자리한 청매실농원은 상대적으로 더디다.

 

매화는 홍매-청축-앵숙-백과화순으로 핀다. 재래종은 개화가 빠른 반면 개량종은 다소 늦다. 또 매화꽃은 20일 이상 꽃을 피운다. 날씨가 추우면 꽃을 오므렸다가 날이 풀리면 다시 피는 특징이 있다. 응달이 진 곳이나 지대가 높은 곳도 일주일쯤의 시차를 두고 매화가 핀다.

 

따라서 이번 주말부터 3월 말까지는 매화꽃향기에 취할 수 있다. 특히, 청매실농원을 중심으로는 매화밭에 청보리도 함께 심어놔 초록과 매화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게 한다.

 

다압면의 매화는 12∼13일경에 만개할 것으로 보인다. 한갓지게 매화꽃을 보려면 섬진교에서 2번국도를 따라 광양으로 가다 우회전해 들어가는 진상면 비평리와 황죽리의 수어지 일대의 매화밭을 찾아가는 것도 좋다.

 

구례는 일찍 핀 산수유꽃 때문에 적잖이 당황했다. 올해는 ‘매화 다음 산수유’라는 공식이 깨졌기 때문이다. 매화와 동시에 산수유꽃이 피기 시작해 국내 최대 군락지인 산동면의 저지대가 샛노란 산수유로 물들고 있다. 축제(15∼18일)도 광양매화축제보다 3일쯤 앞당겨 잡았다.

 

산수유는 흔히 ‘꽃이 꿈꾸는 꽃’이라 불린다. 그만큼 섬세한 아름다움을 간직했다는 얘기다. 산수유는 3번 꽃이 핀다. 봉우리가 열리면 20여개의 꽃송이가 나온다. 이 꽃송이가 다시 열리고, 그 속에 들어 있던 수술이 또 한 번 길게 밖으로 나온다. 산동면의 대표적인 산수유군락지는 반곡·상위·계척·현천마을이다. 지리산온천랜드와 가까운 반곡은 널름바위를 중심으로 산수유가 만개한다. 200평쯤의 너럭바위가 계곡 가운데 자리한 이곳은 해마다 산수유사진대회가 열리는 곳으로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반곡에서 만복대를 향해 더 들어간 상위마을은 수령 300년 이상된 산수유들이 마을과 계곡에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반곡마을에 비해 지대가 높기 때문에 개화도 일주일쯤 늦다. 하지만, 고목에서 틔우는 꽃망울의 운치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비좁은 농로길을 따라 가야 만날 수 있는 현천마을은 돌담이 있어 정겹다. 산수유 노란 물결이 푸른 이끼 낀 돌담 위로 쏟아져 내려오는 풍경은 잃어버린 고향을 떠올리게 한다.

 

[여행쪽지]경부·남해고속도로 이용… 고로쇠수액 한모금 ''봄맛''

 

가는길

 

경부고속도로와 대전∼통영 고속도로, 남해고속도로를 이용, 하동IC로 나온다. 19번 국도를 따라 북쪽으로 15분 가면 하동읍이다. 하동읍에서 섬진교를 건너자마자 우회전, 861번 지방도를 따라 2㎞ 가면 광양시 다압면 청매실농원이다. 매화마을에서 구례군 산동면까지는 861번 지방도를 타고 가다 화개에서 19번 국도를 이용한다.

 

지리산온천랜드에서 반곡과 상위마을로 갈 수 있다. 현천과 계척마을은 19번국도 왼쪽에 자리한다. 현천과 계척마을은 마을에 주차공간이 거의 없다. 입구에 세워 두고 걸어다녀야 낭패를 당하지 않는다. 산동면에서 돌아올 때는 남원~전주를 거쳐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한다.

 

잠잘곳

 

구례 화엄사 입구에 한화리조트를 비롯해 숙박시설이 많다. 산동면 지리산온천랜드에도 리조트와 모텔, 민박이 많다. 구례 화엄사 입구의 쌍산재(061-782-5179)와 리틀프린센스펜션(061-783-4700), 광양시 다압면 서동민박(061-772-6465)은 전라남도가 추천하는 민박집이다. 매화마을 뒤편에 자리한 느랭이골자연휴양림(061-772-2255 )도 올봄부터 손님을 받기 시작했다.

 

먹을거리

 

‘봄맛’은 고로쇠 수액에서 시작된다. 경칩 전후로 한 달 정도 채취하는 고로쇠 수액은 일반 식수에 비해 칼슘은 40배, 마그네슘은 30배나 많이 함유되어 있다. 전설에 의하면 신라말 도선국사가 백운산에서 도를 닦던 중 무릎이 펴지지 않았는데, 부러진 나무에서 떨어지는 물을 마시자 무릎이 펴졌다고 한다. 고로쇠는 뼈에 이로운 물, 골리수(骨利樹)에서 유래했다. 한화리조트는 그날그날 채취한 고로쇠를 택배로 판매한다. 4.3ℓ 2통은 3만원, 4통은 5만7000원이다.(061)782-2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