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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 스크랩】 "단역배우? 자랑스런 우리 아버지!"

피나얀 2005. 10. 12. 18:00

                              

 


출처-한국일보

한 네티즌이 단역 개그맨인 아버지에게 바친 글과 선물이 네티즌들로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아이디가 'j9935077'인 네티즌은 11일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글을 올려 "아버지의 생신(10월 13일)을 맞아 조금 색다른 선물을 하기 위해 글을 올렸다"면서 자신의 아버지가 MBC 인기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 시즌 3'에 출연해 경찰, 의사, 형사 등의 단역을 맡고 있는 개그맨 한상진이라고 소개했다.

그가 말한 '색다른 선물'은 바로 팬. 그는 "아버지가 지금까지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게 팬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아버지의 생신에 아버지를 알아보시는 분들의 방명록이 담긴 미니홈피를 선물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가 아버지에게 연예인들이 살아가는 가장 소중한 힘이라고 할 수 있는 팬을 선물하기로 한 이유는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 때문.

그에 따르면 한상진은 1980년대에는 '사우디 붐'이 일었을 때 타지에 나가 일을 하면서 가족을 부양했다. 한국에 돌아온 그는 어려서부터의 끼를 발휘해 개그맨 시험에 도전했다. 많은 낙방 끝에 지난 1991년 KBS 주최 '전국만담대회'에서 입상해 32살의 나이로 뒤늦게 데뷔하는 데 성공한다. 공채 발탁 이후 종종 TV에 모습을 드러내며 두각을 나타내던 그에게 날벼락 같은 일이 발생한다. 아내가 선 사업보증 때문에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만 것. 그는 결국 가족과 함께 야반도주로 한국을 떠난다.

그러나 핏속에 흐르던 개그맨의 끼를 떨쳐버릴 수 없었다. 결국 다시 한국으로 되돌아왔다. 호주머니에 들어있던 돈은 2만3,000원뿐. 친구의 도움으로 중고차를 한 대 마련한 그는 차에서 생활하다시피 하면서 다시 단역 개그맨 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버는 돈은 미국에 있는 가족에게 모두 송금했다. 인기 프로그램인 '봉숭아 학당'의 배역을 맡기도 하는 등 출연 횟수가 늘기 시작했다.

그러나 빚을 다 받지 못한 사람들로부터 독촉이 시작되면서 한상진은 방송국에서 ?겨났다. 설상가상이라고 해야 할까. 식당 일을 하던 아내까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미국에 있는 자녀들을 한국으로 불렀다. 단칸방에서 세 명이 지내야 하는 어려운 시절이 시작됐다.

그러나 그는 굴하지 않았다. 각종 행사를 진행하고 종종 방송에도 출연하면서 혼자 힘으로 모든 빚을 갚았다. 작은 아파트도 한 채 마련했다. 틈틈이 교도소나 복지시설에서 위문공연을 한 노력을 인정받아 표창도 받았다.

그러던 중 아들의 표현에 따르면 '하늘이 주신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안녕, 프란체스카 시즌 3'의 출연. 고정 배역은 아니지만 엄청난 행운이자 기회였다. 한상진은 비록 매회마다 배역이 다른 단역 배우지만 늘 처음과 같이 연기한다는 각오로 촬영에 임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아버지의 인생사를 소개한 네티즌은 "지금 생각해도 아버지는 정말 대단하다"면서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존경심을 드러냈다. 13일 아버지에게 미니홈피를 선물한 예정인 그는 11일 올린 글에서 "지금까지 약 30여명의 방문객들이 글을 남겨 주셨다"면서 "목표는 100명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 글에서 네티즌들에게 "여러분의 도움 없이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 잠시 시간을 내서 도와달라. 노력하는 사람이 성공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달라"라고 말했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라도 아버지를 보면 '개그맨 한상진'이라고 말해달라"고 당부했다.

그의 바람은 이루어졌다. 그가 아버지에게 바친 글은 네티즌들이 선정하는 '베스트 글' 1위에 올랐다. 그가 아버지에게 선물한 미니홈피에는 "화이팅!",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를 비롯한 수백여 건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국아이닷컴 채석원 기자 jowi@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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