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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자현, "저 독 품고 찍지 않았어요."

피나얀 2006. 4. 30. 17:21

 

 


 '사생결단'에서 마약 중독자로 열연한 추자현, 재발견의 반가움

 

'사생결단'(최호 감독, MK픽처스 제작)이 연기에 올인하는 황정민 류승범 투톱 영화라는데 이견이 없다. 적어도 영화를 보기전까지는.

 

막상 영화를 보고 나서는 또 한명의 배우가 유난히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부산 마약거래조직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중독자가 돼 처절하게 몸무림치는 희생자 '지영'이가 눈길을 붙들어 맨다.

 

드라마를 꼼꼼히 챙겨본 시청자들이라면 청춘 드라마로 호평받은 '카이스트'의 추자현을 영화속에서 대번에 발견할 수 있다.

 

중성적 이미지가 굳어 그동안 힘들었다는 추자현이 '오 필승 봉순영'(2004년)을 끝으로 연기를 중단했다. 그리고 연기 인생에 있어서 '사생결단'하듯 이 영화로 돌아왔다.

 

두 배우에 뒤처지지 않게 쫓아갔을 뿐, 독은 무슨 독을 품어요?

 

영화가 공개된 후 주위로부터 들은 공통된 평가는 "추자현이 연기에 독을 품고 영화 찍었구나"하는 반응이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드라마에서 보여진 무색무취의 중성적 이미지 때문일 것. '사생결단'에서는 근래들어 가장 센 여성 캐릭터를 연기했다.

 

마약 중개상의 애인으로 등장해 경찰에 쫓기는 애인으로부터 칼로 베이는 장면부터 뭔가 예사롭지 않은 캐릭터임을 예고했다. 다시 다른 조직에 휘둘려 히로뽕의 구렁텅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몸을 파는 희생양이 된다. 그 와중에 전라 노출신도 흘러간다. 상황적으로 워낙 쎄다보니 추자현의 연기를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히로뽕으로 인한 환각 장면에서도 그녀는 마약중독자를 직접 만나 들은 생생한 상황을 화면 가득히 옮기는 데 성공했다.

 

"다를 제가 독을 품고 연기했다고 하시더라구요. 독을 품었다기보다 정말 훌륭한 두배우덕에 저까지 덩달아 그들에게 뒤처지지 말자는 각오로 했다고 보시는게 더 나을 것 같아요."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황정민, 류승범 둘다 연기에 목숨거는 실력파들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황정민의 연기 몰입과 근성에 류승범이 긴장했을정도니 말이다.

 

누드를 찍은건 기존의 이미지를 깨부수는 작업

 

 


 

추자현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기존에 본인도 모르게 굳어버린 중성적 이미지에 갑갑함을 느꼈다는 것이 전해졌다. '카이스트'는 그에게 드라마에서의 성공가능성을 열어주었지만 한편으로는 스스로를 단선적 캐릭터의 울타리안에 가두는 아이러니를 안겨줬다.

 

다양한 연기를 하고 싶은 배우의 입장에서 획일화된 캐릭터의 시나리오와 대본이 들어오는 것을 도무지 감당하기 어려웠다. 결국 연기를 접었다. 2004년의 일이다. 그리고 고민했다. 2005년 추자현은 여성미를 물씬 풍길 수 있는 누드 화보집을 공개했다.

 

"아무리 해도 기존의 중성적 이미지를 벗어나기가 어려웠어요. 잊혀지는 것이 두렵긴 했지만 연기를 평생 할 거니까 길게 내다보고 쉬었어요. 그리고 누드를 찍었죠. 누드를 찍은 건 누드에 대한 세상의 평가도 부드러진데 대한 용기도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제가 찍은 이유는 여성스러움을 강조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추자현에게도 이런 여성스러움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추자현이 노출신이 쎄고 많은 이번 작품에 캐스팅 된 것이 누드에서 효과를 거둔 것일까? 추자현은 이에 대해 "지난해에 찍었던 누드로 인해 캐스팅에 영향이 있었다면 지난해 영화가 나왔어야죠. 별로 상관관계는 없네요. 호호호. "

 

사실 추자현은 충무로에서 우연히 접한 '사생결단'시나리오를 보고 무작정 MK픽처스 사무실을 찾아 오디션을 봤다. '지영'이를 염두에 둔 것도 아니고 그저 '작은 역할이라도 달라'는 의지만을 보였다. 그래도 이미 98년도에 데뷔해 커리어를 쌓은 기성 연기자가 제발로 오디션을 보고 적극성을 띤 것은 그만큼 연기에 대한 목마름이 컷기 때문.

 

그렇게 지영이가 찾아왔다. 그리고 함께 해 영광이라는 황정민 류승범과 연기할 수 있었다. "정말 연기란 저렇게 하는 거구나"를 느끼게 해준 최 호 감독을 비롯 두 배우는 현장의 스승이었던 셈이다.

 

언제든 오디션 볼 신인의 자세로

 

"영화 현장이 너무 사랑스럽고 매력있어요. 스태프들이 함께 고민하고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공동작업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지를 이제 깨달았어요. 저 너무 모르나봐요. 이러면 안되는데...호호호"

 

추자현은 너무도 즐겁게 현장에 빠졌던 기억들로 입가에 미소가 사그라들지 않는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이라면 오디션 열심히 보는 신인의 자세로 달려들겠다는 각오다. 8년만에 추자현은 맛있는 사과를 한입 베어 문 것처럼 배우의 맛을 한입 제대로 베어 문 행복한 표정이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남궁성우 기자 socio9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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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노컷뉴스 2006-04-30 14: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