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르페르 2007-03-06 09:12]
라플란드(Lapland)는 핀란드 북부지방으로 전 국토의 3분1을 차지한다. 겨울이 춥고 길다. 라플란드의 겨울을 캔버스에 옮긴다면 흰색과 녹색만으로 충분하다. 드넓은 설원 위에 우듬지부터 밑둥까지 순백으로 치장한 침엽수림이 펼쳐진다. 아름답고 상서롭다. 겨울 해가 먼 곳에서 뜨고 질 무렵에는 또 하나의 색이 필요한데, 밝은 노랑이다. 햇살이 스며드는 전나무 숲의 나뭇가지와 눈밭이 온통 영롱한 황금 빛깔로 물든다. 그 찬란한 순백의 대지는 핀란드 사람들의 생활의 터전이자 레저의 공간이 된다.
동화 속 세상은 상상 속에서나 만날 수 있다고 믿었다. 라플란드의 순록이 끄는 썰매에 앉아 얼어붙은 호수의 설경을 누빌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온통 눈옷으로 갈아입은 전나무와 자작나무 숲 속을 트레킹하면서 왜 산타클로스가 이곳에서 머물러 지내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핀란드관광청 카리나 펠코넨(Kaarina Pelkonen)은 "겨울이 지나가면 순백의 설원은 자작나무 이파리가 반짝거리는 푸른 숲으로 변모한다"고 했다. 해가 지지 않는 여름 호숫가에 낚싯대를 드리운 산타클로스가 자일리톨 껌을 씹으며 노키아 휴대전화로 수다를 떠는 모습이 떠올랐다.
원형이 잘 보존된 핀란드의 자연은 더없이 안락한 휴양과 레저의 바탕이 되었다. 그것도 특정 계층을 위한 배타적 영역이 아닌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공간으로 말이다.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은 겨울에 더욱 도드라졌다. 설피 트레킹, 크로스컨트리, 스노모빌, 순록썰매, 얼음낚시 등 지구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겨울 레저를 즐길 수 있었다.
크로스컨트리는 레저이기보다 일상이었다. 연중 절반이 눈으로 뒤덮이는 땅에선 외출할 때 스키와 스틱은 필수였다. 신발을 신듯 스키를 신고, 장갑을 끼면 스틱이 따라왔다. 사람이 다니는 길에는 어느 곳이나 스키 레일이 나 있었다. 오르막에선 다소 버거웠지만 내리막길은 일사천리였다. 스릴과 상쾌함이 겹쳐졌다. 크로스컨트리가 힘이 부치는 노인과 아이들은 발로 밀면서 나아가는 작은 나무썰매를 이용했다. 나무썰매는 책가방이나 짐을 올려놓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라플란드의 스노모빌 시즌은 호수와 강이 얼어붙기 시작하는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다. 드넓은 호수의 눈밭을 가르고, 꽁꽁 얼어붙은 강을 거슬러 오르면 폐부 깊숙한 곳까지 정화되는 느낌이었다. 인근 지리를 꿰고 있는 주민들은 숲으로 난 길을 따라 들어가 한적한 곳에 모닥불을 피우고 소시지를 구워먹었다. 물론, 술은 마시지 않았다. 강변이나 숲길 어느 곳에서 경찰관이 불쑥 나타나 음주측정기를 들이댈지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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